'계엄령 놀이' 양양 갑질 공무원, 항소심도 징역 1년8개월

재판부 "범행 중대성·피해자 고통 고려…양형 변경 사유 없어"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혐의를 받는 전 운전직 7급 공무원 A 씨. ⓒ 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상습 폭행과 강요,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전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배근)는 13일 강요와 상습폭행, 협박, 모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양양군 7급 운전직 공무원 A 씨(43)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고,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도록 하는 등 범행의 중대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피해자들은 현재까지도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해 회복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이 양형에 필요한 여러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전경.(뉴스1 DB)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양양의 한 면사무소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행하며 지휘·감독 관계에 있던 환경미화원 3명을 상대로 수십 차례 폭행과 협박, 강요를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계약직 환경미화원들을 이불에 들어가게 한 뒤 발로 밟는 등 괴롭혔다. A 씨는 이 행위를 '계엄령 놀이'라고 부르며 반복했고,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교주'라고 부르게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특정 색상의 물건 사용을 강요하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하락하자 피해자들에게 같은 종목을 매수하도록 종용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보유 주식을 처분하도록 하는 등 경제적 부담과 인격적 모멸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쓰레기 수거 차를 운전하던 중 "같이 죽자"며 핸들을 놓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했다. 피고인 측 역시 반성과 공탁 등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며 항소했다.

한편 A 씨는 형사재판과 별도로 양양군의 파면 처분에 불복해 소청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강원도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기각돼 파면 처분은 유지됐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