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춥더라"…폭염 물러간 동해안, 일상도 피서객도 돌아왔다

낮 최고 25도 안팎·밤 최저 16.9도까지 뚝…해수욕장 활기
속초 해변 산책객 북적…막국수 대신 장칼국수 가게 앞 줄 서

12일 강원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지역 대표 캐릭터 짜니와 래요 조형물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속초지역 낮 최고기온은 25도 안팎을, 밤 사이 최저기온은 20도를 기록하며 시원항 날씨를 보였다.2026.8.12/뉴스1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어젯밤엔 모처럼 에어컨도 안 틀었어요. 오히려 춥더라고요."

12일 점심시간 무렵 찾은 강원 속초 시내 풍경은 여느 때와 달랐다. 연일 이어진 폭염이 물러가자 직장인들은 지역 여름 별미인 냉면과 막국수 대신 장칼국수와 순댓국, 불고기 전골 같은 따뜻한 메뉴를 주문하며 "이제야 살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속초시청 직원 A 씨는 "요 며칠 밤에는 에어컨을 끄고 잤다"며 "새벽에는 이불을 덮을 정도로 선선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강원 동해안의 일상도, 피서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동해안 주요 지점 낮 최고기온은 속초 25.5도, 간성 24.7도, 양양 24.3도, 동해 23.8도, 삼척 23.6도, 강릉 22.9도를 기록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은 동해 21.9도, 삼척 21.3도, 속초 20.2도, 강릉 19.4도, 양양 18.2도, 간성 17.7도로 집계됐다. 고성 현내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는 이날 오전 5시 25분 16.9도까지 떨어져 동해안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무더위가 누그러지자 해수욕장에도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전날(11일) 동해안 85개 해수욕장에는 17만4050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날보다 9030명(5.5%) 증가했다. 전날까지 누적 방문객은 521만4950명으로 여전히 지난해보다 166만7617명(24.2%) 적지만,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졌던 직전과 비교하면 당일 방문객은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찾은 속초해수욕장에는 평일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풍랑으로 입수는 통제됐지만, 피서객들은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바닷바람을 즐기거나 해변을 산책했다. 일부는 대관람차를 타면서 속초 경치를 만끽했다. 간간이 내리는 비와 선선한 바람은 한여름 해변을 초가을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속초를 찾은 정 모 씨(31)는 "물놀이를 못 해서 아쉽긴 하지만 바람이 너무 시원해서 앉아 있기만 해도 좋다"며 "오히려 한낮에도 부담 없이 해변을 걸을 수 있어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동해안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기온을 보이며 최근의 극심한 폭염은 한풀 꺾인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여름 누적 해수욕장 방문객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24%가량 적어, 남은 휴가철 동안 선선한 날씨가 피서객 회복세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