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찜통에 에어컨 멈출까 조마조마"…강원 전력 수요도 '역대 최고'

영월·홍천 38.1도 펄펄…5일 최대 전력 2547MW 기록하며 사상 최대
한전 강원본부, 12주간 비상 체계 가동…노후 아파트 492곳 안전 점검

6일 낮 12시 10분쯤 강원 원주시 단구동의 한 식당에서 에어컨이 가동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2026.8.6/뉴스1 윤왕근 기자

(강원종합=뉴스1) 이종재 기자 = 홍천의 낮 기온이 38.4도를 기록하는 등 연일 살인적인 폭염이 강원 전역을 강타하면서 도심 상권과 동해안 관광지, 축산농가가 전력 과부하와 정전 불안감 속에서 아슬아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찜통더위 속에 강원 지역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한전을 비롯한 전력 당국도 긴급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6일 낮 12시 10분쯤 찾은 원주 단구동의 한 식당. 에어컨과 선풍기가 동시에 돌아가며 냉기를 내뿜었으나, 뜨거운 국물을 먹는 손님들은 연신 부채질하며 땀을 훔쳤다.

음식을 나르는 직원들의 얼굴과 팔에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상인들은 "에어컨을 잠시만 줄여도 손님 발길이 끊기니 멈출 수가 없다"며 "혹시라도 전기가 나가 영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정전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고 토로했다.

인근 자유시장 상가 건물 외벽에는 다닥다닥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팬이 빠르게 회전하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고,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바람으로 골목 전체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6일 오후 강원 원주시 자유시장 상가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가동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여름철 전력수급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6.8.6/뉴스1 윤왕근 기자

피서객이 몰린 동해안 지역 역시 냉방기 가동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강릉 중앙시장과 교동 택지 도심 상가는 물론 KTX 강릉역 대합실에는 해변으로 가기 전 실내에서 더위를 식히는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해수욕장과 숙박업소, 상가가 밀집한 동해안은 휴가철 피크와 폭염이 겹치며 전력 사용량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축산농가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폭염과 열대야에 냉풍기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농민들은 혹시라도 가축이 집단 폐사할까 봐 돈사 바닥에 물을 뿌리고 얼음까지 동원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전날 기준 도내에서는 닭 1만 9950마리와 돼지 538마리 등 모두 2만 488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밤낮없는 찜통더위에 가구별 냉방기 사용이 길어지면서 전력 부하를 견디지 못하는 노후 아파트 단지 등 주거 지역에서의 정전 위험도 커진 상태다.

이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강원 지역 전력 사용량은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한국전력 강원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강원 지역 최대 전력 수요는 2547MW를 기록해 종전 역대 최고 기록(2417MW·2024년 8월 20일)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37도 안팎의 폭염이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전력 수요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6일 춘천 신북읍의 한 양돈농가에서 돼지들이 돈사 바닥에 누운 채 더위를 견디고 있다.(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에 한전 강원본부는 9월 18일까지 12주간 '전력수급비상 상황실'을 가동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사태 중점 관리 송전설비 247곳과 취약 변전소를 특별 점검하고, 20년 이상 노후 고압 아파트 492곳에 대한 열화상 진단과 1000세대 이상 아파트 39곳의 응급 복구 매뉴얼을 정비해 정전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전 강원본부 관계자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피크 시간대 현장 관리를 강화하고 전력 설비 점검을 지속해 주민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홍천 화촌 38.4도, 영월 38.1도, 춘천 신북 37.6도, 횡성 36.6도, 원주 36도, 인제 35.8도, 삼척 33.3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강원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올라 매우 무덥고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취재=윤왕근, 한귀섭, 신관호 기자)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