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의 '바이킹 머리' 묶은 5000원짜리 끈…알고 보니 춘천산

춘천 기업 두지가 생산한 '끄네끼'…월드컵 노출에 해외 주문 급증
홀란도 브랜드 소수 지분 보유…창사 이래 최대 단기 매출

노르웨이 축구선수 엘링 홀란(왼쪽)과 끄네끼 '홀란 에디션'(끄네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을 누빈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의 긴 금발을 단단히 묶어준 머리끈이 강원 춘천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가격은 개당 3.5유로, 우리 돈으로 약 5000원에 불과하지만 월드컵 기간 홀란이 경기마다 착용하면서 일부 제품이 품절되고 온라인 주문이 급증했다.

15일 춘천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홀란이 착용한 머리끈은 춘천 남산산업단지 입주 기업인 ㈜두지가 생산하는 '끄네끼(KKNEKKI)'다.

끄네끼라는 이름은 실이나 끈을 뜻하는 경상도 방언에서 따왔다. 60개가 넘는 폴리에스터 실을 고무 심에 감아 만드는 방식으로, 격렬하게 움직이거나 땀을 흘려도 쉽게 늘어나거나 흘러내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긴 머리를 묶고 경기를 뛰는 홀란은 끄네끼의 오랜 이용자다. 홀란은 노르웨이 대표팀과 소속팀 유니폼 색상에 맞춰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착용해 왔다.

단순한 제품 이용을 넘어 2024년에는 끄네끼를 유통하는 노르웨이 기업 본뎁(BON DEP)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 월드컵을 앞두고는 홀란이 직접 고른 색상으로 구성된 한정판 제품도 출시됐다.

홀란이 브라질전 등 월드컵 주요 경기에서 끄네끼를 착용한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되자 판매량도 뛰었다.

해외 마케팅 매체 디자인러시에 따르면 홀란 한정판은 출시 첫 주 720만회의 유기적 노출을 기록했다. 끄네끼 홈페이지 방문자는 70% 증가했고 온라인 주문은 이전보다 3배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일부 매장에서는 제품이 입고된 지 24시간 만에 품절됐다.

월드컵에서 불붙은 '홀란 머리끈' 열풍의 생산지는 노르웨이가 아닌 춘천이다.

두지는 경남 함양 출신인 조현태 대표가 운영하는 머리끈 제조업체다. 끄네끼라는 브랜드명도 조 대표의 고향에서 사용하는 방언에서 착안했다.

두지는 2015년 노르웨이 기업 본뎁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유럽 유통 상표권이 이전된 뒤에도 춘천 공장에서 끄네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규모 제조시설에서 출발한 두지는 사업 확장을 위해 2015년 춘천 남산산업단지로 공장을 옮겼다. 이후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제조 공정을 고도화하며 해외 주문에 대응해 왔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해외 주문이 몰리면서 두지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단기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춘천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게 돼 뜻깊다"며 "새 브랜드 '졸라매'를 준비해 또 다른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시는 이번 사례를 지역 제조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보고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수출과 글로벌 마케팅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지역 산업단지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사례"라며 "제2, 제3의 두지가 나올 수 있도록 산업단지 인프라와 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