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이 구조할 '드림팀' 강릉 집결…폭염경보 속 80m 그물 펼쳤다
해수부·해양생물자원관·고래연구소 등 10여개 기관 30명 투입
'보안' 최우선…시민 접근 통제, "스트레스 가장 큰 적"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안목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스스로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쓰러지시면 안 됩니다. 목을 자주 축이세요."
강릉 등 강원 동해안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13일 오후 강릉항 요트마리나.
평소 낚시객과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마리나는 이날 하얀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구조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출입이 통제된 가림막 안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길이 80m의 그물을 공중으로 들어 올렸고, 바다 위에는 파란색 폰툰(부유식 구조물)이 하나둘 제자리를 잡아갔다.
이곳은 남방큰돌고래 '안목이' 구조를 위한 '베이스캠프'다.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강릉시, 해양경찰, 경포아쿠아리움 등 10여 개 기관에서 모인 30여 명의 전문가들은 36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현장 배치도를 펼쳐 작업 순서를 설명했고, 의용소방대원들은 폰툰을 연결했다. 다른 작업자들은 크레인에 매단 대형 그물을 조금씩 펼쳐 바다 위로 내렸다.
이날 작업은 안목이 구조를 위한 1단계 준비 작업이다.
오전에는 디귿(ㄷ)자 형태의 구조시설 일부를 조립해 해상에 띄웠고, 오후에는 길이 45m 그물 두 세트를 연결한 총 80m 규모의 포획 그물을 설치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브리핑에 나선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오늘 작업의 목적은 그물 설치와 구조시설 전개"라며 "안목이를 마지막 지점까지 안전하게 유도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의 핵심은 안목이를 강제로 잡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통제구역 안으로 유도하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80m 그물로 이동 공간을 단계적으로 좁힌 뒤, 디귿자 구조물 안에 설치한 가로·세로 각 8m 규모의 정치망 형태 들망으로 안목이를 유인할 계획이다.
안목이가 구조물 안으로 들어오면 폰툰을 세워 출구를 막고 작업자들이 그물을 신속히 내리며 활동 공간을 줄인다. 마지막에는 육상에서 대기하던 잠수요원이 입수해 남은 틈을 막아 최종 포획을 시도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시민 수상안전요원들이 모터보트 등을 이용해 안목이를 그물 안으로 자연스럽게 유인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작업 못지않게 '보안'이 강조됐다.
구조당국은 포획 당일에도 별도의 공개 브리핑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구조 성공 장면 역시 현장 접근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이 직접 촬영해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오히려 안목이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는 "보안에 사실상 사활을 걸고 있다"며 "사람이 많이 몰리거나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최악의 경우 폐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민들도, 언론도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번엔 조금만 참아달라"고 당부했다.
안목이는 지난해부터 강릉 안목항과 강릉항 일대를 오가며 제트스키와 소형 선박을 따라다니는 모습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사람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면서 야생성이 훼손됐고, 꼬리지느러미 아래에는 프로펠러 등에 베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까지 확인돼 구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구조 이후 안목이를 특수 수조 차량에 실어 울산 장생포로 옮긴 뒤 회복 상태를 살펴 자연 방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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