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인증 고압산소치료기 판매 후 사고"…의료기기사 대표 벌금
1심,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 50대 대표·회사에 벌금 200만원씩
"초범이지만, 증거 인멸하려 한 점"…50대 대표와 회사 측 항소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국내 의료기기업계의 주목을 받는 한 고압산소치료기 전문 제작기업의 대표가 제조 인증을 받지 않은 치료기기를 만들어 판 혐의로 1심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기업 역시 함께 처벌 대상이 됐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3단독 재판부(김지현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선 A 씨(53)와 그가 대표로 있는 의료기기 회사인 B 사에 각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24년 7월 초쯤 강원 원주기업도시 주변의 B 사 공장에서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제조인증을 받지 않은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에 B 사도 관련법 위반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그 몇 달 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개인소비자 C 씨에게 가족건강과 애완견 혈액암 치료를 위한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제작을 의뢰받아 7500만 원 상당의 판매계약을 맺었는데, 이후 A 씨와 B 사는 위법한 기기 제조·판매에 나선 혐의다.
더구나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인명 피해도 벌어졌다. 재판부 확인결과, C 씨는 그해 8월 초쯤 집에서 B 사로부터 받은 기기가 폭발하는 사고를 겪었고, 이로 인해 애완견과 함께 다쳤다.
재판에서 A 씨와 B 사, 그의 변호인은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A 씨 측은 '사건의 기기가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에 해당하지 않고, 사람용이 아니라 동물용 건강관리 공산품(헬스케어 제품)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주장하며 반박했다. 여기에 A 씨 측은 'C 씨의 특수한 제작요청으로 기기의 사용 대상을 사람이 아닌, 애완견을 전제로 제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아울러 A 씨 측은 '설령 그 기기가 사람용이든 동물용이든 의료기기에 해당해도, 동물의 치료가 아닌 건강관리 공산품이라고 인식해 제작·판매했고, 그간 관행상 허가나 인증 없이도 제작·판매할 수 있다고 착오·판매해 위법성 인식이 없다. 형법상 법률 착오에 해당해 책임이 조각된다'는 주장도 했다.
반면 재판부는 "사건의 기기는 의료기기법이 정의한 의료기기에 해당한다. 동물전용 의료기기로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들은 사건 기기를 동물용 건강관리 공산품이라고만 인식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설령 그렇다 해도 고압산소치료기 업계 선두주자라고 인정하는 피고인들은 해당 분야 전문가다. 판매 전 어떤 인허가가 필요한지 등 공식 자문과 같은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노력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C 씨가 B 사 측에 애완견과 자신이 기기에 함께 들어가 사용할 목적이라는 사실을 알렸고, 회사도 알고 있었다"고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A 피고인이 초범이나,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한다"면서 "기기 사고로 피해가 발생하자 관련 자료를 고치거나 없던 자료를 새로 만들어 내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점에서는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A 씨와 B 사 측은 이 재판 선고 후 항소했다. 이에 사건은 2심 판단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편 업계의 국내 점유율 70%를 보유한 B 사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한 상황에서 이 재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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