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찍다 참변"…개장 전 동해안 덮친 너울성 파도
주말 강원·경북 동해안 사고 18건…11명 구조·2명 숨져
영진해변 사진촬영객 사망·사천진해변 심정지 환자 끝내 숨져
- 윤왕근 기자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해수욕장 개장을 앞둔 동해안에서 너울성 파도와 높은 물결로 인한 연안사고가 잇따르면서 관광객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7일 이틀간 강원·경북 동해안에서 발생한 연안사고는 모두 18건에 달했다. 해경과 주변 시민 등이 11명을 구조했고 14명은 스스로 빠져나왔지만, 결국 2명이 숨지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동해해경청은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주말 내내 이어진 높은 너울성 파도를 지목했다. 풍랑주의보 발효 직전 수준의 거친 해상 상태가 지속되면서 순간적으로 밀려드는 높은 파도가 해변과 방파제, 갯바위를 덮쳤고,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6일 오전 5시 9분쯤 강릉 영진해변에서는 사진을 촬영하던 30대 여성과 20대 여성이 갑자기 밀려온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릉해경 주문진파출소 해안순찰팀은 즉시 바다에 뛰어들어 표류 중이던 두 사람을 구조했으나, 3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뒤 결국 숨졌다. 함께 구조된 20대 여성은 저체온증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7일 오후 3시 40분쯤에는 강릉 사천진해변에서 70대 여성과 50대 여성이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
7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8일 오전 치료 중 숨졌고, 함께 사고를 당한 50대 여성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강릉 소돌해변 앞 해상에서는 카약이 전복돼 30대와 40대 남성이 바다에 빠졌다. 30대 남성은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40대 남성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사고들은 모두 본격적인 해수욕장 개장 이전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해수욕장이 운영되기 전에는 안전요원과 구조장비 배치가 제한적이고 통제시설도 정상 운영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해안에서는 여름철마다 너울성 파도와 이안류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안류는 해변으로 밀려온 바닷물이 좁은 통로를 통해 바다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현상으로, 수영객이 순식간에 먼바다로 떠밀려 갈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잔잔한 날씨에도 발생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너울성 파도 역시 맑은 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육지에서는 평온해 보이더라도 먼바다에서 형성된 높은 파도가 해안에 도달하면서 순간적으로 사람을 덮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동해해경청은 동해안 지자체에 긴급 안전문자 발송을 요청했고, 동해·삼척 등 6개 시군은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강릉 등 4개 시군도 마을방송과 전광판을 활용해 안전계도에 나섰다.
해경은 파출소와 구조세력을 중심으로 해안가와 방파제, 갯바위 등 위험구역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김인창 동해해경청장은 "너울성 파도는 비 오는 날뿐 아니라 맑은 날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해수욕장 개장 전까지는 안전관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민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