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서 정적으로…속초 흔드는 '김철수 vs 이병선' 재대결

고교 선후배이자 한때 시정 파트너…고발장 주고 받는 '앙숙'으로
무소속 염하나 "양당 정치 청산" 차별화

6·3 지방선거 속초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김철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 왼쪽)와 이병선 국민의힘 후보.(뉴스1 DB)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시장 선거는 전·현직 시장 간 리턴매치라는 점에서 도내 최대 관심 선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김철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병선 국민의힘 후보, 염하나 무소속 후보의 3자 구도로 치러지지만, 실제 선거전은 전·현직 시장인 김 후보와 이 후보 간 맞대결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지역 명문 속초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과거 한배를 탄 적도 있다. 민선 6기 속초시장에 당선된 이병선 후보는 당시 속초시 기획감사실장이었던 김철수 후보를 부시장으로 임명했다.

통상 기초자치단체 부시장은 광역자치단체인 강원도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맡는 것이 관례지만, 내부 승진을 통해 부시장을 임명한 것은 속초 민선 지방자치 역사상 처음이자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됐다. 두 사람은 시장과 부시장으로 함께 시정을 이끌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후 각별한 사이였던 정치적 동지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돌아왔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김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현직 시장이던 이병선 후보를 665표 차로 꺾고 시장직을 탈환했다. 득표율은 김 후보 44.32%, 이 후보 42.64%였다.

4년 뒤인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상황이 뒤집혔다. 김철수 시장이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가운데 치러진 본선에서 이병선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56.94%를 얻으며 민주당 주대하 후보(43.05%)를 누르고 시장직에 복귀했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두 사람의 두 번째 맞대결이자 정치 인생을 건 리턴매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결을 단순한 정당 대결이 아닌 속초 지역 정치 주도권을 둘러싼 전·현직 시장 간 자존심 싸움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선거 과정도 치열했다.

양측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TV토론회 발언과 현수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을 둘러싸고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잇따라 고발장을 제출하며 공방을 이어왔다.

민주당 측은 이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 의혹과 속초아이 대관람차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선관위에 고발했고, 국민의힘 측은 김 후보 측 관계자와 캠프 인사들의 SNS 게시물과 선거운동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맞대응했다.

선거 초반에는 공무직노조 행사 참석 문제와 확성장치 사용,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을 둘러싸고도 양측이 서로를 고발하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지역 정가에서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정책 경쟁보다 고발전이 부각되면서 유권자 피로감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염하나 6·3 지방선거 무소속 강원 속초시장 후보.(뉴스1 DB)

그러나 이번 선거가 단순히 전·현직 시장의 맞대결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에는 염하나 무소속 후보도 출마해 완주한다. 속초 첫 여성시장에 도전하는 염 후보는 국민의힘 출신으로, 2024년 "윤석열 정부에 실망했다"며 탈당한 뒤 무소속 속초시의원 직을 유지해 왔다.

염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양당 정치의 반복된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자신을 '새로운 선택지'로 내세웠다. 역세권 도시개발공사 추진과 청년 500세대 주택 공급, 복합돌봄센터 확충, 로데오 야경문화관광거리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선거 막판 김철수·이병선 후보 간 고소·고발전이 격화되자 "더 많은 정쟁이 아니라 더 많은 정책 검증과 공개토론이 필요하다"며 양측을 동시에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염 후보가 확보할 득표율이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출신이라는 정치적 이력 때문에 전통적 보수층 일부를 흡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실제 속초는 최근 3차례 지방선거에서 승자가 계속 바뀌는 접전 양상을 보여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무소속 이병선 후보가 새누리당 채용생 후보를 꺾었고, 2018년에는 민주당 김철수 후보가 이병선 후보를 누르며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이어 2022년에는 이병선 후보가 다시 시장직을 탈환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한때 시장과 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김철수·이병선 후보의 리턴매치이자, 염하나 후보가 만들어낼 제3지대 변수까지 더해진 3파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속초시장 선거는 표면적으로는 김철수·이병선 전·현직 시장 간 재대결이지만, 실제 개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염하나 후보가 가져갈 표의 향배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세 후보 모두 완주 의지를 밝힌 만큼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