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모두의 창업'…강원에 뿌리 내릴 유니콘을 기다린다
전창대 더픽트 대표이사
약 10년 전. 강원 춘천시 한림대 강의실에서 창업동아리로 출발했다. 지역 내 기술 창업을 무모하게 보던 때다. '지방에 인프라가 있냐', '성공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더픽트'는 춘천에 뿌리를 내렸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성장 궤적을 그렸다. 이제는 사옥 '픽트스퀘어'를 기반으로 38명의 임직원과 미래를 그리고 있다.
최근 창업 생태계에 나타난 새로운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모두의 창업'이다. 국가 차원에서 창업의 문턱을 낮추고 민간의 역량을 결집하는 프로젝트다. 반가운 소식이다. 후배들에게 그 의미와 함께, 그간 현장에서 체득한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창업자가 맞닥뜨리는 벽은 대체로 '실무'가 아니라 '증명'이다. 아이디어의 가치와 시장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서류와 수치로 입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모두의 창업'에 더 주목하게 된다. 복잡한 행정 절차보다 아이템의 본질을 보고, 잠재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가 반갑다.
다만 한 가지는 조언하고 싶다. 지원금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창업은 지원을 마중물로 삼되, 성장 동력은 반드시 시장에서 찾아야 가능하다. 모두의 창업이 보조금을 좇는 과정이 아니라, 시장 검증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시장 검증은 창업 초기의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많은 예비 창업자가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다가 정작 시장의 타이밍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신속히 시장에 던져 반응을 확인하면 실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더픽트는 사업을 세 번 전환했다. 가상현실(VR) 기술 기반 창업 후 코로나19 여파에 웹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으로. 그 붐이 가라앉자, 디지털 트윈·드론·인공지능(AI) 접목 시뮬레이션 서비스로 축을 옮겼다.
이는 열심히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접고 고객 반응을 따른 흐름이었다. 현장 데이터는 완벽한 계획보다 정확했다.
이에 창업 초기 시장 검증 중요성과 그 배움터인 강원도를 소개한다. 산간·해안·도심을 모두 갖췄고, 지자체와 접점형성도 빠르며, 자유로운 실험·실증데이터 축적이 가능하다.
기반은 지역이지만, 시선은 전국·세계로 향할 수 있다. 서울·경기 스타트업도 강원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수도권·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 강원에는 산전수전을 겪은 선배 창업가가 있다. 러닝메이트다. 투자유치·조직관리·사업전환의 노하우를 나눌 것이다.
강원의 창업 변방이란 표현은 옛말이다. 사람의 삶,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설계할 요충지다.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에게 역동적인 곳이다. '모두의 창업'이라는 새로운 흐름과 함께할 최적지다.
하나 더 짚고 싶다. 좋은 팀은 좋은 기술보다 중요하다. 결국 사람이 기술을 만들고, 사람이 모여 그 역량을 키운다. 더픽트 역시 그 힘을 믿는다. 좋은 일자리는 곧 생존과도 연결된다. 잦은 이직은 기술 축적을 가로막는 난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픽트는 유연근무, 직원 주거자금 무이자 대출, 반려동물 동반 출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분도 우리처럼 강원에서 성장할 수 있다. 선배들이 닦아 놓은 터전을 자산으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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