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묵호로, 가게는 송정으로…KTX가 바꾼 동해 구도심

묵호역 이용객 1년 새 11만명 ↑…송정시장 신규 점포 7곳 증가
송정시장 일대엔 카페·음식점 잇따라 문 열며 상권 회복 조짐

동해선 KTX-이음 열차.(뉴스1 DB) ⓒ 뉴스1 윤왕근 기자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동해선 KTX 개통과 강릉선 증편으로 강원 동해시 구도심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관광객은 묵호권으로 몰리고, 그 유동 인구는 송정시장 일대 창업과 상권 회복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접근성 개선이 단순 방문 증가를 넘어 도시 기능 재편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사례다.

묵호권에서는 변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25일 코레일 강원본부에 따르면 묵호역 연간 승하차 인원은 2024년 31만5625명에서 2025년 42만7206명으로 1년 만에 11만 명 이상 증가했다. 월평균 이용객도 약 35% 늘었고, 2026년 1월에는 5만4322명을 기록하며 기존 평균의 두 배 수준을 보였다. 비수기 개념이 약화되며 사계절 관광지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지 방문 증가도 이어졌다. 동해시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묵호권 주요 관광지 방문객은 2만1046명으로 전년 대비 80.1% 증가했고,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165.8% 급증했다. 접근성 개선이 방문 수요 확대로 직결되는 전형적인 교통 인프라 효과가 확인된 셈이다.

지난 2월 28일 강원 동해시 KTX묵호역에 내린 서울발 열차 탑승객들이 대합실을 빠져나오고 있다.(뉴스1 DB) 윤왕근 기자

특히 관광 방식의 변화가 눈에 띈다. 논골담길과 해랑전망대, 하평해변 철길 등 기존 공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감성형 콘텐츠'로 재해석됐다. 대규모 시설 개발이 아닌 기존 도시 자산의 스토리화와 이미지 소비가 관광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송정권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해역 인근 송정시장 일원에는 최근 카페와 음식점 등 신규 점포 7곳이 문을 열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유동 인구 확대가 창업으로 이어지며 자생적 상권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동해시는 이러한 흐름을 정책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주민협의체와 함께 '청년 창업 멘토단' 사업을 추진해 상권 분석과 자금 운용, 점포 운영 등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단발성 교육이 아닌 실제 창업과 정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2024년부터 2027년까지 284억 원이 투입되는 '커넥트 송정' 사업도 병행된다. 웰컴센터와 공영주차장, 광장 등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선술문화거리와 항구문화거리 조성이 추진되며 상권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강원 동해 송정권역 도시재생사업 '불금전파 송정' 행사 당시.(동해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동해의 변화는 '접근성'과 '콘텐츠'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KTX를 통해 유입된 관광 수요가 묵호권에서는 체류형 관광으로, 송정권에서는 창업과 상권 회복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묵호권 관광 콘텐츠와 해안 경관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방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KTX 접근성과 연계한 관광마케팅과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체류형 관광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정권역 역시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동해역 역세권을 새로운 경제·문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동해 묵호권역 장칼국수 맛집에 늘어선 줄.(뉴스1 DB)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