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놀이" 미화원 강요·폭행…양양 공무원에 징역 5년 구형

피해자 "엄중 처벌"…피고인 "피해자에 진심 사죄"
4월 15일 오후 2시 선고

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 씨.(뉴스1 DB) ⓒ 뉴스1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수개월간 폭행과 강요, 가혹행위를 일삼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원 양양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부 주철현 판사 심리로 열린 양양군청 소속 운전직 공무원 A 씨(43)의 강요, 상습폭행, 협박, 모욕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열고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지난해 7~11월까지 양양군 한 면사무소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운행하며, 지휘·감독 관계에 있던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기간제 2명)을 상대로 기분이 나쁘거나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60차례에 걸쳐 강요하고, 10차례 협박과 7차례 모욕 행위를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특정 주식이 오를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내 말을 안 들으면 제물로 바쳐 밟아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피해자 1명에게 이불을 덮고 엎드리게 한 뒤, 다른 동료들에게 이를 발로 밟게 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폭행을 지시했다.

또 A 씨는 "주가를 올리려면 빨간 속옷을 입고 빨간 담배를 피워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속옷을 허리 위까지 끌어올려 '빨간 속옷' 착용 여부를 공개하도록 하는 행위도 강요했다.

이 밖에도 특정 주식 매수를 강요하고, 담배꽁초를 던지거나 비비탄 총을 발사하는 등 상습 폭행 했으며, 스프레이건으로 물을 뿌리거나 불 붙은 성냥을 던지고, 옷을 갈아입는 피해자를 발로 걷어차는 등의 행위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쓰레기 수거차를 운전하며 "다 같이 죽자. 보험금 5000만 원 나온다"며 운전대를 급히 틀어 위협한 혐의와, 다수의 행인 앞에서 피해자를 향해 "저 XX를 보면 밥맛이 떨어진다" 등 7차례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혐의도 공소장에 적혔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입구.(뉴스1 DB)

검찰은 "피고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으로 약자인 피해자들을 장기간 괴롭힌 사안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이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 씨 측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초범이고 10여 년간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해 왔으며 가족과 지인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사회적 유대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엄벌을 요구했다.

피해자 B 씨는 "피고인은 높은 지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다"며 "직장은 생계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언제 또 모욕과 폭력이 이어질지 모르는 공포의 장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으로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존엄과 자존감이 훼손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로 인해 큰 상처와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공직자로서 부적절하게 행동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선고기일은 오는 4월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