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 잡힌 1.5억 화물차 속여 팔아 빚도 떠넘긴 40대…구속 면한 이유
1심, 사기 혐의 징역 6개월…피해회복 기회주려고 돌려보내
"받은 대금으로 저당권 말소 않고 코인 투자"…피고인, 항소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40대 남성이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구속은 면했다. 이 남성은 저당권이 설정된 화물차를 속여 팔아 얻은 돈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는 등의 혐의를 받았는데, 법원은 피해회복 가능성을 살펴 그를 법정에서 내보내줬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1단독 재판부(김현준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사기 혐의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선 A 씨(43)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선고공판에서 A 씨에게 피해회복 기회를 준다는 이유로 구속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A 씨는 2024년 3월 25일쯤 강원 원주시 모 주차장에서 B 씨에게 '화물차를 1억 5000만 원에 팔겠다. 매입 여부를 오늘 결정해야 한다. 계약금은 줄 수 있는 만큼 주고, 잔금까지 치르면 바로 명의를 이전해주겠다'고 속여 십여 일간 3회에 걸쳐 그만큼의 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A 씨가 화물차에 총 4900만 원의 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B 씨에게 1억 5000만 원에 차를 팔겠다고 거짓말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A 씨가 B 씨에게 돈을 받으면 가상화폐 투자 등을 할 계획이었다는 내용도 공소사실에 담겨 있다.
반면 A 씨와 그의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A 씨 측은 '매매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에게 저당권이 설정돼 있음을 고지했다'면서 '피해자가 이를 알면서도 대금을 지급했고, 피고인은 경제사정 변화로 저당권 말소를 못했을 뿐, 편취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특히 "피고인이 중도금 4800만 원을 지급받고 그 대부분인 4700만 원을 코인매매계좌로 송금했고, 매매대금 잔금 1억 원을 지급받은 당일에도 코인매매계좌로 송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 "피고인은 잔금을 받으면 최우선으로 저당권 말소에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급박한 경제활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코인 매매에 잔금 1억 원 전부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사건의 화물차는 한때 말소되지 않은 저당권 때문에 경매 절차에 넘겨진 데 이어 B 씨는 차 소유권을 지키기 위해 A 씨 채무에 대한 대위변제(제3자 등이 대신 빚을 갚는 행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판사는 "피해자는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고 차를 매수했으면서도 피고인의 채무를 대위변제하면서 경매 절차를 중단시키는 등 상당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당했는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판사는 "피고인이 공소제기 후 피해자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은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도 고려해 형을 정하되, 피고인에게 피해회복의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 씨 측은 이 재판 선고 후 법원에 항소장을 낸 상태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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