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특급호텔' 뜬다…환동해 '크루즈 허브' 노리는 속초
올해 6항차 입항 확정·글로벌 선사 유치 본격화
기항 한계 넘어 '모항 인식' 확산 전략 주목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시가 크루즈 관광을 앞세워 환동해권 해양관광의 중심지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속초항을 '모항'과 '기항지'로 병행 활용하며 시민 체험부터 글로벌 선사 유치까지 입체적인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속초시는 올해도 '2026년 속초항 모항 크루즈 체험단'을 모집한다. 대상은 속초시민과 강원특별자치도민 300명. 선정된 체험단은 오는 5월 12일 속초항을 출항하는 11만 톤급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 승선한다.
일정은 5박 6일. 속초를 떠나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와 하코다테를 기항한 뒤 부산으로 입항한다. 참가비는 정상가의 절반 수준인 1인당 142만 원으로, 접근 문턱을 낮췄다.
속초시의 시민 체험단 운영은 단순한 관광 지원이 아니다. '기항지'가 아닌 출발하는 도시, 즉 '모항'으로서의 정체성을 시민이 먼저 체감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민 반응은 뜨겁다. 2024년 첫해 30명 모집에 558명이 몰렸고, 지난해 100명 모집에도 694명이 신청했다. 강원도 차원의 도민 체험단 역시 만족도 88.9%, 재참여 의사 90%라는 성과를 냈다. 크루즈 여행이 '소수만 즐기는 특별한 여행'이란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속초시는 '2026년 속초항 크루즈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항만 경쟁에 나섰다. 올해 속초항에는 총 6항차의 크루즈 입항이 확정됐다.
4월 웨스테르담호를 시작으로, 5월 코스타 세레나호, 9월 더월드호, 10월 웨스테르담호와 시번앙코르호가 차례로 속초를 찾는다. 더월드호와 시번앙코르호는 속초항을 처음 찾는다.
시는 이번 입항으로 1만 25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속초를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크루즈 박람회 참가와 선사 대상 포트 세일즈를 꾸준히 이어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속초항은 이제 '거치는 항구'가 아니라, 환동해를 잇는 해양관광 거점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크루즈 관광의 구조적 한계는 분명하다. 기항지 체류 시간은 짧고, 소비는 제한적이다. 수 시간 머무는 승객이 도시 경제에 남기는 흔적은 생각보다 얕을 수 있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승객·승무원 대상 환영 행사,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확대, 외국인 전용 교통·안내 인프라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기항 시간을 '스쳐 가는 방문'이 아니라 '강렬한 기억'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기항지 특성상 체류 시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광의 질을 높이고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크루즈를 계기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속초의 경쟁력은 크루즈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대표되는 '육로', 속초항을 통한 '해로', 인접한 양양국제공항의 '하늘길'까지 갖췄다. 특히 양양~제주 노선은 재개 한 달 만에 탑승률 80%를 넘겼다. 노선을 담당하는 파라타항공은 겨울 시즌 운항을 주 14회로 늘렸다.
남은 퍼즐은 철도다. 2027년 동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속초 이동 시간은 1시간 39분으로 단축된다. 크루즈·고속도로·항공·철도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 속초는 명실상부한 '육·해·공 복합 관광도시'로 재편된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시민 체험단부터 글로벌 선사 유치까지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왔다"며 "속초항을 대한민국을 넘어 환동해권을 대표하는 크루즈 거점항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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