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인근 해상 러 화물선 표류…해경, 16시간 사투로 충돌 막아

한때 울릉 해안가와 충돌 위험…현재 근접 안전관리 중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표류 중인 러시아 국적 화물선에 접근하는 해경 선박.(동해해경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3/뉴스1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던 6000톤급 러시아 국적 화물선이 해안과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에서 해경의 밤샘 대응으로 대형 사고를 면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13일 울릉도 북서쪽 약 44㎞ 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6204톤급 러시아 국적 화물선 A 호에 대해 대형 함정을 투입해 긴급 안전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23분쯤 A 호로부터 "기관 고장으로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동해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으로, A 호엔 14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관할 동해해경은 예인선 섭외를 안내하는 한편, 선박과 지속적으로 교신하며 위치를 모니터링하는 등 초동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기상이 악화하면서 예인선 출항이 지연됐고, A 호는 기관이 정지된 상태로 남쪽으로 계속 표류했다.

해경은 해수유동예측시스템을 통해 표류 경로를 분석한 결과, 13일 울릉도 해안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긴급 상황임을 확인했다.

이에 동해해경청은 같은 날 오후 동해해경 3017함과 속초해경 1512함 등 대형 경비함정 2척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속초해경 1512함은 이날 오후 9시쯤 예인줄을 연결해 울릉도 방향으로의 표류를 통제하는 긴급 조치를 실시했다.

이는 표류 방향과 속도를 통제해 충돌을 막기 위한 마지막 안전조치였다. 해경 함정의 예인 능력은 최대 5000톤급으로, 해당 선박은 정식 예인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해경은 풍랑경보 속에서도 약 14시간 동안 A 호를 안전 관리했으나, 13일 오전 11시쯤 울릉도 서남쪽 해상에서 예인줄이 끊어졌다. 다행히 바람과 해류가 남동쪽으로 형성되면서 선박은 약 1노트(시속 약 1.85㎞)로 완만하게 표류해 울릉도와의 충돌 위험은 줄어든 상태다.

현재 A 호는 울릉도 남동쪽 약 8㎞ 해상에서 해경 함정 2척이 근접 안전관리를 하고 있으며, 승선원 14명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창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기관이 정지된 대형 상선이 울릉도로 접근하는 상황은 자칫 대형 해양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기상이 호전되는 대로 예인선과 공조해 안전 해역으로 이동시킬 계획으로, 24시간 현장 안전관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