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카지노' 유치 재점화에…강원 시민단체 "깊은 분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를 통해 전북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유치 논의가 재점화되자, 강원 폐광지역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원 남부권을 기반으로 한 시민단체 강원경제인연합회(강경련)는 23일 성명을 통해 "새만금 카지노 유치 재논의는 강원 폐광지역 주민들의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강경련은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논의는 국가 산업화를 위해 희생된 폐광지역 주민들의 합의로 허용된 내국인 카지노의 취지를 뒤흔드는 일”이라며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전라북도는 2016년에도 새만금 복합리조트 내국인 카지노 허용 법안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며 "세계잼버리 파행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내국인 카지노를 꺼내 드는 것은 깊은 분노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이어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폐광지역은 국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지역"이라며 "연탄 보급과 산림녹화라는 국가적 성과 뒤에는 진폐로 고통받는 광산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국인 카지노는 2005년 제정된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 특별법에 따라 전국민적 합의 속에서 허용된 예외적 제도"라며 "수도권과 인접한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할 경우, 해당 법의 취지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전국 지자체의 카지노 허용 요구가 빗발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해당 계획은 올해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폐광 등으로 생존의 벼랑 끝에 선 광산지역 주민들의 영혼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강경련은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논의는 지역 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합의와 희생의 문제"라며 "전라북도는 내국인 카지노 논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유치는 지난 16일 1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왜 호남에는 카지노가 없느냐"고 언급하며 카지노 산업의 지역 편중 문제를 지적했다. 이후 전북지역에선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