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근 전 강릉시장 "강릉 자존심 회복"…민주당 후보로 재선 도전 선언

야구 점퍼 입고 '만루 위기' 비유…"강릉 정치 구조 깨겠다" 출마 결심

김한근 전 강원 강릉시장이 23일 강릉시 교동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강릉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5.12.23/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김한근 전 강릉시장이 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강릉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선 7기 시장을 지낸 김 전 시장은 "강릉은 더 이상 소수 기득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무너진 강릉의 자존심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시장은 23일 강릉시 교동 모처에서 가진 가진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가슴에 'G'자와 팔에 '1'자가 새겨진 강릉고등학교 야구부 점퍼를 입고 회견장에 나온 김 전 시장은 "강릉의 현실을 야구로 비유하면 만루 위기"라며 "위기의 강릉에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강릉은 정치적 혼란 속에 실종된 책임과 성과 없는 소모적 논쟁만 남았다"며 "시민과 행정이 분열되고 정치의 부재와 행정의 무능이 겹쳐 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마 결심의 배경에 대해서는 "지난 여름 물 부족 사태 이후 '강릉이 왜 이러느냐'는 전화를 전국에서 많이 받았다"며 "강릉은 원래 이런 도시가 아니었다. 누군가는 얼어붙은 지역 정치 구조를 깨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선에 임하는 자세를 묻는 질문엔 "당내 뿌리는 다른 후보보다 짧지만, 대선 과정에서 당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호흡했다"며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진행되는 경선에서 최선을 다해 당심을 얻겠다"고 말했다. 권리당원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 수치는 말할 수 없지만, 강릉을 포함한 강원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했고 경선 투표율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의 강점으로는 행정 경험과 중앙정부와의 직접 소통 능력을 꼽았다. 그는 "현재 강릉은 향후 수년간 지역 국회의원이 부재할 가능성이 커졌고, 다음 시장은 중앙과 직접 예산과 현안을 챙겨야 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민선 7기 당시 코로나19 상황에서 강릉은 전국 최초로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드론 방역을 시행하는 등 선제적 대응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선 7기 시정 책임자로서 최근 강릉 가뭄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묻는 질문엔 "재임 시절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도암댐 활용 등 여러 방안을 중앙정부와 협의해왔고 이미 단번에 해결할 대안도 확보해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약과 토론 과정에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은 민주당의 강릉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강릉은 지난 80년간 민주·진보 진영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도시지만, 지금은 민심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중도 확장력이 있는 후보가 나선다면 민주당도 강릉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강릉고와 서울대를 나와 국회 경제법제심의관, 국회 의사국장, 국회사무처 법제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동시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출마해 민선 7기 강릉시장을 지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