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찬 공기가 얼굴 후려쳐" 대관령 정상서 만난 영하 13.2도 '혹한'
중무장 했지만…"바람이 피부 베는듯"
향로봉 -20도 육박…한파 오는 5일까지
- 윤왕근 기자
(대관령=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3일 오전 7시 30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차문을 여는 순간, 매서운 찬 공기가 얼굴을 후려쳤다. '살을 에인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실감할 만큼의 혹한이었다.
이 시각 인근 대관령 정상의 기온은 –13.2도. 차량 온도계는 그보다 더 낮은 숫자를 찍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공기만으로도 겨울이 얼마나 내려앉았는지 온몸으로 느껴졌다.
도로 옆 절개지에는 밤새 스며나온 물이 얼어붙어 형성된 고드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햇빛이 닿지 않는 그늘은 여전히 새벽처럼 싸늘했고, 고드름 끝에는 서리가 내려 작은 털처럼 하얗게 피어 있었다.
차 안에서 히터를 강하게 틀어도 따뜻함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발끝은 저릿하고, 면 장갑을 낀 손이 무안할 만큼 금세 얼음장이 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주요 지점의 최저기온은 향로봉 –18.5도, 구룡령 –15.3도, 평창 용산 –13.7도, 미시령 –13.7도, 횡성 둔내 –13도 등. 대관령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정면으로 치받는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훨씬 더 떨어졌다.
도로 정상에 올라가자 대관령의 상징인 풍력발전기가 거세게 돌아가며 바람을 몰아쳤다. '초대형 에어컨'을 정면으로 맞받는 듯한 바람에, 두꺼운 패딩 속까지 한기가 파고들었다.
대관령 구도로 정상 휴게소에서 만난 운전자 강 모 씨(50대)는 두 손을 비벼대며 "바람이 피부를 베는 것 같다"며 "숨을 깊게 들이쉬면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휴게소 화장실은 동파 방지를 위해 굳게 닫혀 있었고, 휴게소 직원들은 "너무 춥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아침 준비에 분주했다.
이런 강추위 속에서도 선자령 겨울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도 보였다. 이들이 지나가는 등산로 초입의 나무는 줄기까지 얼어붙어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대관령을 비롯한 강원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 같은 강추위는 오는 5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5일까지 강원 내륙·산지 아침 기온이 –12도 안팎(동해안 –5도 이하)으로 매우 춥겠다"며 "낮 기온도 3일 0도 안팎, 4~5일은 5도 안팎에 머무는 데다 바람까지 강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건강관리를 당부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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