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2개 태운 양양 산불…통제구역 들어간 등산객 '실화' 무게
산불조심 기간 출입금지 고지대에서 발화 추정…당국 감식 예정
- 윤왕근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지난 주말 강원 양양과 인제 경계 방태산 일대에서 축구장 32개 면적을 태우고 16시간 만에 진화된 산불의 원인을 두고, 산림당국이 등산객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동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후 6시 16분, 산불조심 기간으로 입산이 통제된 방태산 고지대 탐방로 일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불은 23일 오전 10시 23분에 잡혔으며,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도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를 이어가고 있다.
산림당국은 잔불 정리가 끝나는 대로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국은 현재까지 산불 원인으로 '등산객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산림청 관계자는 "발화 지점이 통제구역인 점 등을 토대로 실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불 발생 당일 저녁 강원소방 상황실에는 "백두대간 정상에서 불길이 내려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민가에서 불씨 취급 부주의 등으로 시작된 화재는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번지지만, 이번 화재는 처음부터 고지대에서 발화된 점이 특징이다. 산불조심 기간에 출입이 금지된 고지대에 등산객이 진입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한편 강원 동해안와 산지 전역에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산불은 헬기 투입이 어려운 일몰 이후 발생해 초기 진화에 난항을 겪었다. 양양군은 발생 약 한 시간여 뒤인 오후 7시 35분, 서림리·황이리·영덕리·갈천리·송천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권고를 내렸으나, 불길이 민가로 향하지 않아 1가구 2명만 마을회관으로 이동했다.
산림청은 23일 새벽 일시적으로 '산불확산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일출 직후인 오전 7시부터 진화 헬기 26대를 투입하며 총력 진화에 나섰다. 당국은 약 16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축구장 약 32개 규모인 22.5㏊의 면적의 산림이 소실됐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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