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희귀식물 방치 논란…환경단체 "원주지방환경청 직무유기"
- 윤왕근 기자

(원주=뉴스1) 윤왕근 기자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반대단체가 해당 현장에 다수의 희귀식물이 이식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관계 부처인 환경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는 12일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지방환경청은 희귀식물 이식 미이행과 훼손 위험이 확인된 현장을 관계 법령에 근거해 즉각 공사 중지를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조건부 협의를 받은 사업으로, 희귀식물 이식과 보호 대책이 철저히 이행돼야만 추진이 가능한 사업"이라며 "사업자 스스로도 이식 대상 식물 724개체에 대해 지난 6월까지 이식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측은 현장을 조사한 결과, 공사 예정지 내에 만병초를 비롯, 금강제비꽃, 태백제비꽃 등 다수의 희귀식물이 아무런 보호 없이 방치돼 있었으며, 표식이나 임시 보호조치도 전혀 이행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이는 협의 조건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며 "공사 중지 요청과 같은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원주지방환경청의 직무유기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6월 원주지방환경청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도 '협의내용 미이행 등 특이 사항이 없다'고 밝힌 점을 들어 "현장 점검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문위원회 검토만으로 협의 이행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환경청의 입장에 대해서도 "셀프 검증에 면죄부를 주는 행태"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단체는 "관련 규정에 따라 보호 대상 식물 훼손이 우려되는 경우 공사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환경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공사 중지 요청과 시정명령 발부, 민관합동 긴급조사단 구성, 이식계획 재수립 통보 등을 요구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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