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가뭄 뒤 이젠 매일 비"…강릉, 역대 10월 최다 강수량 눈앞
이달 사흘 빼곤 모두 강우…가을 장마에 농가·관광 '신음'
"쩍쩍 갈라져 흙먼지만 날리던 밭이 늪으로 변해" 하소연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올 여름 역대급 가뭄을 겪었던 강원 강릉에 가을이 들어서자 마자 장대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2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릉의 10월 강수일수는 무려 19일, 누적 강수량은 418㎜에 달했다. 이달 들어 단 3일을 제외하곤 매일 비가 내린 셈이다.
이는 2019년 10월(536㎜)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은 10월 강수량으로, 남은 9일 동안 118㎜의 비가 더 내리면 통계 작성 이래 최다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이날도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강릉 주요 지역에는 옥계 44.5㎜, 주문진 37㎜, 강릉 13.4㎜, 북강릉 20.8㎜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23일 새벽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뒤 오전부터 다시 비가 이어져 24일까지 장마성 비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문제는 길어지는 가을장마가 지역 곳곳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관광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설악산 등 강원권 단풍철 주요 관광지는 비로 인해 발길이 뚝 끊겼고, 빗길 교통사고와 산행 중 낙상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김장배추 출하를 앞둔 평지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
6~8월 강릉의 총강수량은 187.9㎜로, 올해 10월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불과 2개월 전 흙먼지만 날리던 밭이 이제는 늪으로 변했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나온다. 긴 장마로 배추는 결구(속이 차는 과정)가 멈췄고, 감자밭은 과습으로 썩어가고 있다.
구정면 농민 A 씨(69·여)는 "그칠 줄 모르는 비에 배추밭 피해가 심각하다"며 "며칠 전엔 배추가 썩기 전에 몇포기를 뽑아 예정에 없던 겉절이를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해가 갈수록 강릉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이 변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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