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엔 벌써 첫눈이…성급한 초겨울에 어깨 움츠린 춘천시민(종합)
'영하 1도' 설악산 고지대에 약 1㎝ 적설…향로봉 0.5도 등
'아직 패딩 입기엔'…시민들 "이 정도면 딱 신선해서 좋다"
- 윤왕근 기자, 한귀섭 기자
(속초·춘천=뉴스1) 윤왕근 한귀섭 기자 = 가을이 채 깊기도 전에 설악산 고지대에 첫눈이 내리면서 강원 곳곳이 성급한 초겨울로 접어들었다.
20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설악산 대청봉을 비롯한 고지대에는 올해 첫눈이 내렸다. 중청대피소 기준 최저기온은 영하 1도, 적설량은 약 1㎝.
이날 가을 산행을 나선 등산객들은 하얗게 덮인 대청봉 능선이 이른 아침부터 흰빛으로 물들자 감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설악산 고지대 첫눈은 지난해(10월 19일)보다 하루 늦고, 2023년(10월 21일)보다 하루 빠른 기록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늦가을 설악산 산행은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낮아 저체온증 등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며 "보온 의류와 방한용품, 비상식량, 랜턴, 보조배터리 등을 철저히 챙기고,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설악산 정상에 눈이 내린 아침, 강원 내륙 춘천에는 출근길 시민들이 갑작스레 찾아온 찬 공기에 몸을 웅크렸다. 이날 춘천의 아침 기온은 10도 안팎까지 떨어졌고, 공기 중엔 선선함을 넘어선 차가움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8시 남춘천역 앞 버스정류장에선 시민들이 얇은 점퍼와 마스크를 챙긴 채 출근길 버스를 기다렸다.
시민들은 "갑자기 추워졌네"라며 어깨를 움츠렸지만, 아직 두꺼운 외투를 꺼낼 정도는 아니었다. 정류장 방한부스 대신 야외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른 겨울'의 어색함이 묻어났다.
춘천 중앙시장 앞에서도 이른 시간부터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패딩 차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버스를 기다리던 대학생 김 모 씨(20)는 "어제 너무 춥다고 해서 옷을 여러 겹 입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괜찮다"며 "이 정도면 딱 선선해서 좋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설악산의 최저기온은 -1.0도, 향로봉 0.5도, 구룡령 3.8도, 평창용산 5.5도 등으로 관측됐다. 춘천 남산은 5.2도, 화천 사내는 3.9도까지 떨어졌고, 해안 지역인 속초와 양양도 각각 9도 안팎에 머물렀다.
기상청 관계자는 "20일 낮 기온도 대부분 지역에서 15도 안팎(산지 10도 안팎)이 되겠다"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고 전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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