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전쟁 111일] 강릉만이 아니다…이웃 폐광지역도 가뭄에 '촉각'
가뭄 단계 '정상' 회복한 강릉…태백·삼척·정선은 '주의' 격상
연간 광동댐 저수율 '62.3%→47.6%'…긴급 조치 나선 태백
- 신관호 기자
(강원=뉴스1) 신관호 기자 = 올여름 강원에서 가뭄을 걱정한 곳은 강릉뿐만이 아니었다. 강릉시가 111일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릴 때 이웃인 폐광지역 주요 시·군들도 가뭄상황을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재 강릉은 가뭄에서 벗어난 '정상' 단계지만, 태백·삼척·정선 주요 지역은 여전히 '주의' 단계다.
특히 그간 삼척시의 광동댐 저수율이 1년 전에 비해 앞자리가 여러 번 바뀔 만큼 줄면서 그 주변 용수 공급지역들이 긴장하는 상황이 초래됐다. 얼마 전 강릉수준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강릉의 상황을 지켜봐왔던 상황에서 '물을 아껴야 한다'는 경각심이 남다르다.
환경부가 기록한 가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7일 오후까지 확인된 강원 18개 시·군별 생활용수 가뭄현황 중 '정상' 지표를 보인 곳은 15개 시·군이다. 나머지 3개 시·군이 삼척시·태백시·정선군인데, 도내에서 유일하게 '주의' 단계다.
생활용수 가뭄현황에 따른 단계는 '정상→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뉜다. 불과 9일 전인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강릉시가 전국 유일 '심각' 단계를 나타내며 더욱 극심한 가뭄 상태를 보여줬다.
그러나 강릉시는 도암댐 방류를 비롯한 전국적인 물 공급과 단비의 영향을 함께 받으며 주요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을 회복, 가뭄 단계를 '경계'로 하향하는 과정 거쳐 '정상' 단계로 다시 돌아섰다.
이처럼 강릉시가 가뭄 단계를 회복할 때, 삼척시·태백시·정선군은 가뭄 '주의' 단계를 개선하지 못했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그 3개 시·군은 '관심' 단계를 보였지만, 지난 16일부터 '주의' 단계로 격상된 후 열흘 넘게 그 기록을 이어온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곳은 태백시다. 태백시의 경우 지난 27일 오후 확인 기준으로 문곡소도동을 제외한 모든 곳이 '주의' 단계다. 삼척시의 경우 도계읍만, 정선군도 남면·사북읍·고한읍만 '주의' 단계를 나타냈다.
'주의' 단계를 기록한 곳들은 모두 삼척시 하장면에 위치한 광동댐의 용수공급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까지 확인된 광동댐의 저수율은 47.6%다. 얼마 전보단 소폭 개선된 수치긴 하나, 전년 동기 저수율(62.3%)에 비하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더욱이 전국의 한강·낙동강·섬진강·영산강 수계의 주요 용수댐 12곳 중 광동댐만 유일하게 가뭄 '주의' 단계다. 나머지 11개댐은 모두 '정상' 단계를 보이는 가운데 광동댐 용수공급 지역들의 긴장감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상호 태백시장은 이미 시 관계자들과 함께 광동댐을 직접 찾아 용수기능관련 운영상황을 살피는 한편, 가뭄 대응 계획을 점검하는 등 대책을 강구했다. 이와 함께 태백시는 댐 수위 확보와 하천유지 수량 보전을 위한 긴급공사 등 선제적 조치도 취했다.
또 귀네미마을 입구~천포교 약 500m 구간의 골지천 하천유지 수량 보전 공사를 실시해 지하수로 유실되는 구간을 보강하고 하천 유지 수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이 밖에도 태백시는 그간 천포교~광동댐 구간 저류시설 설치, 양수기를 이용해 원수를 광동댐으로 공급하는 공사 방안도 내놓은 데 이어 가뭄 단계별 격상 상황을 살피면서 절수 종합 대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최근 가뭄상황과 관련해 "선제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이미 추진한 대응 조치를 바탕으로 시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도 최근 광동댐 용수 공급지역의 가뭄상황을 살피고 있다. 가뭄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유관기관들과 가뭄상황 전망 등 상황에 대해 공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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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11일 동안 이어진 강릉의 가뭄은 9월 단비와 함께 막을 내렸지만, 남긴 상처와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기존 예·경보 체계가 따라가지 못한 '돌발 가뭄'은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경고음이다. 강릉 가뭄을 심층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