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00m에 6개 있는데…' 또 편의점 입점 소식에 기존 업주 분통

편의점 입점 위해 공사 시작, 담배 판매권도 허가 받아

강원 춘천 퇴계동의 한 편의점 앞에 붙은 현수막.2025.9.24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아파트 300m 일대에 편의점이 6개나 있는데도 또다시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기존 편의점 업주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 퇴계동 일대 아파트, 상가 밀집 지역 300m 안에는 총 6개의 편의점이 있다. 여기에 수년간 운영해 온 동네 마트도 있다.

해당 지역은 아파트가 밀집돼 있고, 식당과 술집이 많아 편의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에 주민들은 접근성이 좋아 편리하게 느끼지만, 업주 입장에선 N 분의 1 매출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대에서 14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41·여)는 최근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다시 편의점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일대에는 원래 편의점이 1~2개밖에 되지 않았으나, 점점 편의점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떨어졌다.

편의점은 3년 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르바이트 사용 시간은 최대한 줄이고 가족들을 총동원해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A 씨는 올해까지만 편의점을 운영하고 폐업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좀 더 버텨보잔 생각으로 A 씨는 재계약을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바로 인근에 식당을 허물고 편의점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이미 편의점을 위한 공사는 시작됐으며, 담배 판매를 위한 허가도 춘천시에서 마친 상태다. 담배 판매권은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50m 이내 지역은 불가하다. 불과 얼마 안 되는 거리에 편의점이 있으나, 50m는 넘어 시에서도 담배 판매를 위한 허가를 냈다.

A 씨는 자신의 편의점 앞에 '편의점이 있는데도 다 같이 죽자는 거냐'면서 '편의점 출점은 안 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A 씨는 "불과 얼마 안 되는 거리에 편의점이 생기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고, 이미 편의점이 많은데 새로 들어올 점주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지금도 우후죽순 생겨난 편의점 때문에 어려운 상황인데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편의점의 출점을 막을 권한은 없다"며 "다만 담배판매 같은 경우 50m 규제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허가를 내줬다"고 해명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