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사라졌던 '강릉 일상'…물길처럼 돌아온다(종합)
동원된 급수 차량만 9108대…"내년 2월까지 물 걱정 없다"
"커피향 다시 퍼질까" 취소된 커피축제 등 행사 재개 움직임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신음하던 강원 강릉이 재난사태 해제로 일상 회복에 속도가 나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급수 지원 덕분에 오봉저수지가 회복되며 내년 2월까지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해졌고, 멈췄던 수영장과 화장실, 가을 축제도 다시 문을 열 채비에 분주하다.
재난사태 선포 이후 전국에선 급수차와 헬기, 인력이 총동원되어 '강릉 살리기'에 나섰다.
재난사태 직전인 8월 25일부터 9월 19일까지 홍제정수장에는 차량 1981대, 인원 4540명이 투입돼 6만 5616톤의 물을 공급했다. 같은 기간 오봉저수지에는 차량 7127대, 헬기 29대, 인력 1만 8331명이 원수를 실어 날랐다.
단순 합산하면 차량 9108대, 헬기 29대, 인력 2만 2871명이 강릉을 위해 힘을 보탠 셈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군과 소방은 물론 전국 각계 지원 덕분에 가뭄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현재 저수율 회복세를 근거로 겨울까지 생활용수 안정 공급을 자신하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61.6%, 저수량은 875만 5000톤이다. 하루 평균 취수량 6만 2008톤을 감안하면 141일, 내년 2월까지 안정적으로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봉저수지는 이달 12일 저수율이 11.5%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지만, 시민 절수 운동과 대체 수원 확보, 최근 강우 덕분에 급속도로 회복했다.
시는 앞으로 남대천 제2취수장 가동, 홍제·연곡정수장 증설 등을 통해 하루 12만 톤 이상 공급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오봉저수지 의존도를 줄이고 다변화된 용수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난사태 해제와 함께 공공화장실 47곳, 청소년카페 3곳, 체육시설 27곳이 즉시 운영을 재개했다. 공공수영장 3곳도 오는 10월 1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다만 샤워장·화장실 수압은 절반 수준으로 유지해 절수 기조를 이어간다.
가뭄으로 전면 취소됐던 강릉커피축제와 강릉누들축제도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김 시장은 23일 시청에서 열린 재난사태 해제 후속 조치 관련 기자회견에서 "저수율 회복과 재난사태 해제로 여건이 마련된 만큼, 가을 축제 개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릉누들축제는 장칼국수·막국수·짬뽕 등 지역 대표 면 요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미식 행사로, 오는 10월 월화거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강릉커피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대표 관광축제로, 올해 '별의별 강릉커피'를 슬로건으로 준비됐으나 가뭄으로 취소된 바 있다.
한편, 후반기 리그가 한창인 강원FC와 강릉시민축구단 홈경기 등 체육행사도 정상 개최된다.
김 시장은 "강릉은 자영업 비중이 80% 이상인 도시"라며 "가뭄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축제와 행사를 심사숙고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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