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댐 도수관로 비상방류 20일에…의견 분분 '댐 원수' 받기로

원수 추가 논의 대상 아니라던 검증위, 회의에서 입장 바뀐 듯
"저류지 공사 때문에" 시험·본 방류 동시에…계획 잇따라 변경

지난 1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환경부와 강릉시가 가뭄 해소를 위해 도암댐 물을 비상 방류해 한시적으로 생활용수로 쓰기로 했다. 오는 20일 전후 시험 방류를 시작하며, 수질 이상 시 즉시 중단한다. 수질검증위원회와 정수 처리 과정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하루 1만 톤 원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뉴스1 DB)ⓒ News1 김진환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오는 20일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방류에 들어간다. 당초 계획이 잇따라 변경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도암댐 원수까지 결국 받아들이게 됐다.

19일 강릉시에 따르면 전날 시청 상황실에서 '도암댐 비상방류 수질검증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수질검사 결과와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자가 참석해 "도수관로 방류수는 정수처리를 거치면 먹는 물 수질기준 충족에 문제가 없다"는 자문 의견을 내놨다.

시는 방류구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해 총유기탄소, 총인 등 8개 항목을 매일 검사해 결과에 따라 정수장 이송 여부를 결정하고,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최대 쟁점은 비상방류 시 도암댐 '선택적 취수탑'을 개방할지 여부였다. 당초 강릉시와 환경부는 "도수관로 내 고여 있는 15만 톤(약 15일 치)을 매일 1만 톤 공급할 계획"이라며 "하루 1만 톤이 빠지면 취수탑을 통해 댐 원수가 자동 보충된다"고 밝혀 온 바 있다.

애초 시 검증위는 "도수관로에 고여 있는 15만 톤만 외 원수 추가 유입은 검증이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취수탑을 닫아 본댐 원수가 추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논의 결과는 달랐다. 검증위와 강릉시, 한수원은 비상 상황임을 이유로 취수탑을 개방해 본댐 물이 도수관로로 자동 보충되는 방식을 택했다. 이로써 '수질 부적합' 우려가 제기돼온 본댐 원수까지 결국 강릉 상수원으로 유입하게 됐다.

시험방류 일정도 바뀌었다. 한수원은 애초 19일 오후 2시 시험방류를 예고했으나, "저류지 공사 연계로 불가하다"며 전격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오후 1시 시험방류와 본 방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한편 오봉저수지는 최근 내린 단비 영향으로 저수율이 빠르게 회복 중이다. 19일 오전 8시 기준 저수율은 27.8%로, 지난 12일 최저치 11.6%에서 불과 엿새 만에 16.2%p나 뛰었다. 하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강릉시는 도암댐 비상 방류와 오봉저수지 회복세를 동시에 활용해 가뭄 극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비상 방류수의 수질을 엄격히 감시해 수돗물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며 "검증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