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도암댐 방류수' 대부분 '1급수'…'총인 3급수·퇴적물' 관건

수질검증위 1차 회의서 강릉시 자체검사 결과 발표
기준치 넘은 '총인·퇴적물' 회의에서도 우려 나와

지난 1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환경부와 강릉시가 가뭄 해소를 위해 도암댐 물을 비상 방류해 한시적으로 생활용수로 쓰기로 했다. 오는 20일 전후 시험 방류를 시작하며, 수질 이상 시 즉시 중단한다. 수질검증위원회와 정수 처리 과정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하루 1만 톤 원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극심한 가뭄에 처한 강원 강릉시가 논란의 '도암댐 도수관로 방류수'를 한시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가운데, 정밀 수질검사 결과 대부분 항목이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녹조와 악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총인(TP)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고, 20년 넘게 막혀 있던 도수관로 내부의 퇴적물 유입 가능성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강릉시는 15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수질검증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 8일부터 환경부가 실시한 8개 항목 검사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중금속 검출 여부 등 38개 항목에 대한 수질 검사를 병행했다.

검사 결과, 환경부와 강릉시 조사 모두 도암댐 도수관로 수질은 전반적으로 1급수 수준으로 평가됐다. 예컨대, 수질의 대표 지표인 총유기탄소(TOC)는 환경부 검사에서 1급a, 강릉시 검사에서는 1급b로 나타났다. 조류 발생과 직결되는 클로로필a(Chl-a)는 두 기관 모두 1급a였으며, 탁도를 가늠하는 부유물질(SS) 역시 1급a로 판정됐다.

병원성 우려가 큰 세균 항목에서도 안정성이 확인됐다. 총대장균군과 분원성 대장균군은 모두 불검출돼 1급a 판정을 받았다. 또한 망간, 철, 납, 벤젠, 비소, 수은, 셀레늄, 페놀, 시안, 세제 등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금속과 유해물질도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15일 오후 강릉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강릉시 수질검증위원회 제1차 회의.(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5/뉴스1

문제는 총인(TP) 수치다. 환경부 검사에서는 리터당 0.041㎎/L이, 강릉시 검사에서는 0.046㎎/L이 각각 검출돼 두 결과 모두 3급수 판정을 받았다. 총인은 수계 내 조류 번식과 수질 악화를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검사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은 퇴적물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도수관로가 20년 넘게 막혀 있던 탓에 그동안 쌓인 퇴적물이 실제 방류 과정에서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날 출범한 수질검증위원회 첫 회의에서도 위원들은 총인과 퇴적물에 대한 우려를 집중 제기했다.

위원회는 민·관·학계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한동준 강원도립대 소방환경방재과 교수가 맡았다.

이들은 앞으로 도암댐과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의 수질을 정밀 검증해 상수원수로 사용이 적합한지 여부를 판정하고, 가뭄 해소 시 방류 중단 시기까지 협의하게 된다. 위원회는 오는 17일 도암댐 현장을 직접 찾아 1차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위원회 출범으로 도암댐 비상 방류수에 대한 객관적 검증 체계를 마련했다"며 "시민이 안심하고 상수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질 검증을 진행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받는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