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비'님이"…가뭄 강릉에 단비, 주말까지 최대 80㎜
저수율 회복 등 가뭄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11.6%, 51일째 감소
- 이종재 기자,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이종재 윤왕근 기자 = "드디어 '비'님이 오시네요."
12일 오랜 기간 가뭄으로 바짝 마른 강원 강릉지역에 반가운 단비가 내리면서 가뭄 해갈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8시쯤 강릉 교동 일대. 잔뜩 흐려진 날씨에 모처럼 비가 내리자,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겉옷으로 비를 피하며 이동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1.1㎜. 아직 빗방울이 세차지는 않지만, 강릉시민들은 모처럼 내린 비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는 반응이다.
강릉에서 장사를 하는 30대 강 모 씨는 "언제 물이 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면서 장사를 해왔는데, 빗방울 소리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드디어 기우제 성공한 강릉", "제발 비가 시원하게 내려줬으면, 머리 감고 샤워하고 싶다", "주룩주룩 내려 가뭄 완전 해갈 기도", "부디 비님 많이 많이 내려달라", "강릉으로 비구름 다 몰려갔으면"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강릉시 식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가 있는 강릉 성산면에는 3.0㎜의 비가 내렸다. 강릉지역 내 다른 지역에도 0.5㎜~3.0㎜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비는 오는 14일 새벽까지 이어지겠으며, 가뭄이 이어지는 강릉 등 동해안에는 30~80㎜(많은 곳 북부 동해안 1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비는 저기압의 강도와 위치에 따라 강수 시점과 지역, 예상 강수량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비는 가뭄에 시달리는 강릉 지역에 단비가 될 전망이지만, 저수율 회복 등 완전한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1.6%로, 전날보다 0.2%p 더 낮아졌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저수율은 지난 7월 23일 36.7%를 기록한 뒤 51일째 바닥을 치고 있다. 이번 비로 인한 저수율 상승 폭은 한 자릿수 정도로 전망된다.
오봉저수지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정부의 재난 사태 선포와 각종 급수 대책이 추진 중이다. 강릉시는 오는 18일부터 전 시민을 대상으로 2차 생수 배부에 나선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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