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한우집이, 빵은 마을이…'최악 가뭄' 강릉서 따뜻한 손길

급수지원 군 장병에 100인분 식사 쏜 강릉한우타운 사장
이장·부녀회·청년회 간식 전달…빵집 무료 생수나눔

급수 지원 중인 군 장병에게 100인 분 무료 식사 제공한강릉 한우타운.(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2/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시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수지원 작전에 나선 군 장병과 소방 인력을 향한 지역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강릉시에 따르면 강문동 '강릉한우타운' 변정민 대표는 지난 10~11일 이틀간 급수지원에 투입된 군 장병 100여 명에게 180만 원 상당의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변 대표는 평소에도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나눔식당'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다.

그는 "한평생 겪어보지 못한 재난 상황에서 당장의 영업이익보다 시민들을 위해 고생하는 분들이 먼저라는 생각에 식사를 대접했다"며 "사태가 지속된다면 추가 기부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장 지휘를 맡고 있는 육군 3군단 군수처장 박유훈 대령은 "군 장병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신 식당 측에 감사드린다"며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장병들이 혼연일체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강릉시 성산면 산북2리 청년회·부녀회, 가뭄극복 운반급수 현장에 800인분 간식 전달.(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2/뉴스1

지역 단체들의 지원도 줄을 이었다. 옥계농협(조합장 최종무)은 지난 11일 옥계면에서 홍제정수장으로 운반급수를 지원하는 인력들에게 빵과 우유 50인분을 전달했다. 최 조합장은 "지속되는 가뭄 속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준 분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성산면 이장협의회(회장 어재송)도 같은 날 살수차 운전 인력에게 필요한 물품을 직접 묻고, 졸음을 쫓을 수 있는 목캔디와 껌 등 간식 800개를 시에 전달했다. 어 회장은 "밤낮없이 애써주시는 부대원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산면 산북2리 청년회와 부녀회는 지난 10일 오봉저수지 급수지원 현장을 찾아 군·소방 인력에게 빵과 음료 800인분을 전하며 격려했다. 최원석 청년회장은 "군인·소방관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성산면민도 물 절약 캠페인에 동참해 이번 위기를 함께 이겨내겠다"고 전했다.

한편, 강릉 시내의 한 빵집은 매일 생수 수십더미를 가게 앞에 내놓고 '단수불편, 함께 이겨내요. 무료 물 나눔'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무료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빵 나눔 소식도 들었는데, 물까지 나누다니 멋있다"며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 사진을 올려 훈훈함을 더했다.

또 현재 강릉 시내 곳곳에는 '군 장병, 소방관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시민 장 모 씨는 "사상 최악의 가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군인, 소방관, 각 기관 관계자들에게 시민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며 "부디 안전하게 업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 성산면 이장협의회, 가뭄 극복 급수지원 군 장병에 간식 전달.(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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