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24일 뒤 동난다"…강릉 오봉저수지 '원수 채우기' 총력전

소방차 등 살수차 31대 동원…인근 저수지·하천 22곳서 취수
하류 남대천 물 역으로 끌어 올리는 작업도 병행

강원 강릉지역이 사회재난이 아닌 자연재난으로는 사상 첫 재난 사태 지역으로 선포됐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오후 7시부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전날 15.3%에서 0.4%포인트 떨어졌다.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저수율 15% 선이 무너지면서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31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일대가 메말라 있다. 2025.8.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이대로라면 24일 뒤 저수지 물이 바닥난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자연재난으로는 사상 첫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시가 식수난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지역 식수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가 현재 저수율 14.6%에 불과해, 사용 가능 일수는 24일 남짓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이다.

강릉시에 따르면 1일 오전 기준 오봉저수지의 여유 담수는 24일 뒤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장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홍제정수장에는 소방펌프차 등 급수차 71대가 투입됐다. 이들 차량은 인근 정수장과 주변 지역에서 물을 끌어와 하루 3130톤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운반 급수만으로는 식수난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시는 오봉저수지와 왕산천 등 2곳에 원수(原水)를 직접 채우는 작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15톤 규모 살수차와 소방차 등 차량 31대를 투입했다.

물은 섬석천, 사천천, 연곡천, 신리천, 군선강, 정동진천, 주수천 등 지방하천 17곳과 동막·칠성·장현·언별·옥계 등 저수지 5곳에서 확보하고 있다. 원활한 취·퇴수를 위해 이동 구간은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들 차량의 하루 왕복 횟수는 400차례에 달한다.

시는 지난 28일부터 사업비 14억 원을 투입해 남대천 하류의 물을 상류로 끌어올려 오봉저수지에 채우는 긴급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구산농보에 모은 물을 관로를 통해 2㎞ 상류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시는 이를 통해 하루 최대 1만 톤의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이날도 현장에선 물줄기가 폭포처럼 저수지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강원 강릉 오봉저수지에 14억 원을 투입한 '구산농보 생활용수 확보사업'으로 확보한 남대천 하류 물이 저수지로 솓아지고 있다.(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강릉시는 이날 관련 2차 기자회견을 통해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검토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지역 내 150실 이상 대형 숙박시설에 축소 운영을 요청, 8곳 전부가 예약률을 50% 수준으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 아울러 가뭄 취약계층을 위해 생수 200만 병을 확보 중이며, 현재까지 135만 병을 비축해 사회복지시설과 학교 등에 우선 공급하고 있다.

장기 대책도 병행한다.

시는 △왕산면 대기리 소하천 치수보 설치 △사방댐 용수 확보 △다목적 농촌 농수 개발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공공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과 남대천 지하 댐 설치를 통해 하루 6만~6만 5000톤의 생활·농업용수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하루 9만 톤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시민 여러분의 불편과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시민과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이번 가뭄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원 강릉지역이 사회재난이 아닌 자연재난으로는 사상 첫 재난 사태 지역으로 선포됐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오후 7시부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전날 15.3%에서 0.4%포인트 떨어졌다.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저수율 15% 선이 무너지면서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31일 강원 강릉시 홍제정수장에서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들이 급수하고 있다. 2025.8.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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