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수학여행 1번지’ 속초 설악동, 명성 되찾을까

70~80년대 호황 후 트렌드 변화로 쇠락
'설악향기로 개통·진입로 확장·저지대 탐방로 개설'로 부활 노려

1990년대 수학여행과 신혼여행 1번지였던 강원 속초 설악동 일대.(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한 때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신혼여행 1번지로 불리던 강원 속초시 설악동이 진입로 확장과 탐방로 추가조성 등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설악산 등산로 초입이자 숙박·야영시설의 중심지였던 이곳은 1970년 설악산 국립공원 지정과 1978~79년 설악동 종합개발사업을 계기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여행 트렌드 변화와 도심지 숙소 선호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설악동의 재도약 가능성을 보여주는 변화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먼저 지난해 7월 개통한 '설악향기로'엔 최근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다.

설악향기로는 설악산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순환형 힐링 산책로다. 고보조명과 반딧불 조명 등을 활용한 야간 경관 연출로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기존 산악 위주의 설악산 탐방에서 벗어나, 저지대에서 자연을 여유롭게 즐기는 새로운 방식의 관광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속초 설악동 설악향기로 개통 당시.(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6/뉴스1

여기에 더해,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 진입도로 확장 및 신규 탐방로 조성 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속초시는 국립공원공단,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와 함께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75억 원을 들여 기존 1.6㎞ 진입도로를 8m에서 12m로 확장할 예정이다. 단풍철마다 반복되던 극심한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향후 트램 도입도 고려하는 등 접근성 향상이 기대된다.

국립공원공단도 별도로 109억 원을 투입해 파크호텔 앞에서 소공원까지 1.3km 탐방로를 새로 조성한다. 인도교와 데크로드 중심으로 설계되는 이 탐방로는 탐방객의 저지대 체류를 유도해 설악산 정상부 집중 문제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사업엔 지역 핵심 사찰인 신흥사 역시 토지 이용과 교통 개선 협의에 적극 참여하기로 하면서, 설악동 일대의 통합적 관광 인프라 재정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도로 개설이 아니라 설악산 관광 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개선의 시작점”이라며 "다시 살아나는 설악동은 과거 수학여행지의 영광을 딛고, 현대적 감성의 힐링 관광지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