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지 겨울인지" "지각할 뻔했어요" 원주 아침 길 잰걸음 풍경
대설특보 내려진 강원…속도 늦추고 경적 울리는 차량들
영동‧산간 중심 최고 40㎝ 이상 적설 예상…빙판길 주의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눈이 내려서 지각할 뻔했어요."
18일 오전 8시 30분쯤 강원 원주시 무실동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 눈이 내리면서 등굣길 학생들과 출근길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봄에도 대설특보가 내려진 예보를 보고 겨울철 점퍼를 꺼내 입는가 하면 장갑을 착용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직장인 A 씨는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왔는데, 눈이 생각보다 많이 내려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도착할 것 같다"며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다른 시민 B 씨는 "버스를 제때 타지 못했다. 택시도 없는 것 같은데 걱정"이라며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눈이 이렇게까지 내릴 줄 몰랐다"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원주시 지정면의 한 학교 주변에선 잰걸음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잇따랐다. 부모의 손을 잡고 서둘러 이동하는 초등학생들을 비롯해 가방에서 목도리를 꺼내 들고 학교를 향해 뛰는 중학생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학생은 "눈이 내리는 줄은 알았지만, 기온도 겨울철 같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눈 때문에 지각할까 봐 일찍 나왔는데, 핫팩이라도 챙겨서 나올 걸 그랬다"고 토로했다.
다른 학생도 "두꺼운 잠바를 입고 나오길 잘했다"며 "지금이 봄인지, 겨울인지 모르겠다"고 넋두리를 했다.
인근 도로에선 눈이 계속 쌓이면서 차량들이 속도를 늦췄다. 한 운전자는 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청신호를 본 뒤 자신의 차 앞뒤의 상황을 살피는가 하면, 주변을 주행하던 다른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원주의 한 아파트 단지 주변 상가에선 눈을 치우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빗자루로 눈을 쓸거나, 각종 제설 장비를 꺼내 들고 가게 앞 주변을 치우며 손님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 없어 보였다.
한 상가 관계자는 "오늘 강원에 눈이 제법 많이 온다는 예보를 봤는데, 기온까지 내려 손님들이 많이 찾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은 이날 하루 도내 영동‧산간 10~30㎝(많은 곳 영동 북부‧산간 40㎝ 이상), 영서 5~15㎝(많은 곳 20㎝ 이상)의 적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눈이 내리는 곳에선 천둥‧번개와 싸락우박(지름 2~5㎜인 공·원뿔 모양 우박)도 내릴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원 산간과 영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여 있는 가운데 습하고 무거운 눈이 쌓이면서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 약한 구조물이 붕괴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면도로나 골목길, 경사진 도로, 그늘진 도로 등 빙판길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skh8812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