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동의 없이 투표권 행사 시도한 시설 원장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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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에 머물던 지적장애인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들의 투표권을 행사하려고 한 60대 원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66)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강원지역에서 노인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는 A 씨는 작년 3월 19일 자신의 시설에 입소한 지적장애인 8명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들 명의로 22대 국회의원 선거(작년 4월 10일) 투표권을 행사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고의가 없었고 담당 공무원이 직접 피고인이 운영하는 시설을 방문해 수용자들을 살펴보고 '거소투표 대상자'라며 거소투표 신고서 8부를 줬기 때문에 위법성의 인식도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은 민주주의 근간인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해 선거할 권리를 침해하고 거소투표 제도를 형해화해 선거 공정성을 해하는 범죄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진 않고, 실제로 거소투표 신고 명의자들이 거소투표에 이르지 못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