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대형산불' 트라우마 잠재운 동해안 폭설…'산불·가뭄' 우려 덜어
16일 동해안 실효습도 60% 안팎…산불 예방 '한 몫'
'반가운 폭설' 겨울 가뭄으로 타들어간 농심(農心) 녹여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불편했지만, 반가운 폭설이기도 합니다."
지난 14~15일 강릉 등 강원 동해안에 30㎝에 육박하는 폭설이 내려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만, 봄철 산불과 영농기 가뭄 걱정을 한시름 더는 '반가운 폭설'이기도 했다.
16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7시부터 15일 오후 9시까지 도내 주요지점 적설량은 해안지역인 강릉 주문진이 25.1㎝로 가장 많았다.
이번 폭설은 동해안 일대에 집중돼 북강릉 24.8㎝, 삼척 21.5㎝, 삼척 원덕 21.1㎝, 강릉 17.1㎝, 강릉 연곡 16.2㎝, 속초 청호 5.9㎝, 속초 5.6㎝, 고성 간성 2.6㎝, 양양 1.5㎝ 등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번 폭설로 강릉 등 동해안에서는 차량 전복, 낙상 사고 등 피해가 속출하고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봄철 대형산불 우려를 더는 반가운 폭설이기도 했다.
매년 3~4월 동해안에서는 봄철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영서에서 영동지방으로 부는 서풍인 일명 '양간지풍'(襄杆之風)의 영향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
당장 지난해 3월 강릉을 비롯해 도내 4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7469개 면적에 해당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주택 등 124동이 불에 타는 재산피해가 났다. 또 40여 가구, 7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봄철 대형산불 트라우마'가 있는 동해안 지역은 본격 봄철 직전 내린 이번 폭설로 산불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 기준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평균 실효습도는 50~6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효습도는 화재예방의 목적으로 수일 전부터의 상대습도에 경과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줘 산출한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대략적으로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떨어지면 산불 등 화재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도내 18개 시군에서 실효습도 35% 이하를 보인 날은 영서에서는 단 하루도 없었던 반면, 동해안에서는 평균 20일 가량 발생하면서 산불 우려가 커진 바 있다.
건조특보 역시 강릉 기준 총 29일(1월 6일~2월 15일) 발효되는 등 역대급 매마른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우려가 더욱 커졌으나 이번 폭설로 산불 위험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눈으로 산지와 인접지에 적설이 많아지면서 산불 등 화재 예방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 가뭄'이 지속되면서 산불 위험 증가는 물론, 봄철 영농기를 앞두고 지역 농심(農心)도 함께 타들어 갔지만, 이번 눈으로 어느정도 해갈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설로 현재 80% 초반대이던 강릉지역 11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80% 중반대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최근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봄철 영농기를 앞두고 걱정이 컸다"며 "이번 눈으로 감자 농사 등이 시작되는 3월 중순까지는 농작물 생육환경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눈은 한달 전 내렸던 수증기를 머금은 '습설'이 아니라 비닐하우스 붕괴 등 농업 관련 피해가 전혀 없어 더욱 고마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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