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병원 없는데?"…셀프방역하라는 '서울공무원들' 탁상행정
동네 병·의원급 800여개 불과한 강원…확진자 대응 사실상 불가
"고령인구 많은데" 온라인 기반 셀프 역학조사 어려움 예상
- 윤왕근 기자, 이종재 기자, 신관호 기자
(강원=뉴스1) 윤왕근 이종재 신관호 기자 =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관리 기준을 사실상 '셀프 방역'으로 전환하면서 비대면 확진자를 진료할 의료기관이 부족한 강원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10일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 중심의 '집중관리군'과 나머지 '일반 관리군'으로 나눠 관리를 받게 된다.
해당 안의 골자는 건강상태 모니터링으로 집중관리군은 현재처럼 의료기관으로부터 하루 2회 점검전화를 받게되지만 일반관리군은 확진자 본인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되 필요시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지역은 재택치료와 확진자 관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강원지역 호흡기 진료지정 의료기관은 16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춘천과 원주, 강릉 등 주요도시와 시 권역에 몰려 있고 영월과 고성을 제외한 9개 군은 호흡기 진료지정 의료기관이 없다.
일반관리군의 경우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강원통계정보에 따르면 2019년 강원지역 의료기관은 1600여개 정도다.
그중 종합병원을 제외한 병원급은 39개, 의원급은 768개로 모두 800여개밖에 안되는 실정으로 신속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한 병·의원 관계자는 "강원도 역시 곧 1000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텐데 그중 대부분은 경증과 무증상 환자로 이들이 모두 지역의 병·의원으로 문의를 해온다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지 않겠나"며 "군 단위 병·의원의 역시 대응이 사실상 마비된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바뀐 확진자 관리 체계 중 하나인 '자기 기입식' 역학조사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다.
지난해 춘천지역에서 양성판정을 받고 치료 후 완치된 A씨는 "대략적인 동선을 대부분을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역학조사를 해보면 잊었던 곳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셀프 역학조사를 하면 꼼꼼한 동선체크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많은 강원지역의 경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셀프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는 의문이 붙는다.
실제 강원지역은 지난해 기준 강원도내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1.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연령별 코로나 확진자 역시 지난 7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738명 중 60세 이상 확진자는 114명으로 15% 이상을 차지했다.
강릉에 거주하는 김현남씨(68·여)는 "요새 어디 들어가려면 뭘 자꾸 찍으라고 하는데 나는 기계(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아 창피하고 불편할 때가 많다"며 "코로나 걸리면 어디어디 다녔던 것도 직접 휴대폰으로 해야 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원주시 보건당국 관계자도 “정부 방침이 여러 가지로 변화하는데다, 특히 역학조사 자기기입을 처음 시행하면서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 현재 기존 조사 방식과 어느 정도 병행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확진자가 온라인으로 자가 역학조사 상황을 기입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고령층의 경우 어려움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방역강화로 피서철, 해맞이 등 2년째 성수기를 통째로 날린 상인들은 '셀프 방역' 시행에 실소를 보이고 있다.
강릉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셀프방역이라는 것도 사실 확진자 관리 체계가 무너지고 더이상 의미가 없어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서 도대체 영업제한은 왜 하는 것인지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잘해오던 역학조사도 셀프로 바뀌었고, 재택치료도 전체적인 관리가 어려워졌다”며 “결국 ‘검사(Test), 추적(Trace), 치료(Treat)’ 이른바 3T를 일부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라고 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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