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기획①]산불재난특수진화대, 실전 같은 훈련현장 가보니
산불 최일선 현장에서 진화하는 대원들, 평소 훈련으로 실전 대비
산림청, 올해 공무직 전환·산불방지 지원센터 확대로 처우개선
- 권혜민 기자
(강원=뉴스1) 권혜민 기자 =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현장의 최전선으로 달려가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다.
26일 북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본청 13명 포함, 총 94명의 진화대원들을 운용 중이다. 북부지방산림청은 서울,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역을 관할한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은 날씨가 건조한데다 강풍까지 빈번하게 불어 민가에서 태우는 쓰레기의 불티가 자칫 인근 산으로 날아가면 큰 산불로 번질 수 있는 시기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매일 실전 같은 훈련을 벌이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
본청 대원들이 주로 훈련을 하는 곳은 강원 원주시 백운산이다. 평소 700m 고지까지 올라 진화훈련을 벌인다. 100m 길이의 물 호스를 이어가면서 이를 지고 현장으로 달려가 불을 끄고 불길이 민가 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화선 구축 등의 훈련에 임한다.
대원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강인한 체력이다. 산불이 나면 진화호스 등 장비를 매고 험한 산속이라도 달려가 일선에서 불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등산로가 없는 산이라도 장비로 풀숲을 헤쳐가면서 현장으로 가야한다.
산림청은 산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산불진화 기계화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급한 경사나 좁은 길 등 산의 지형에 대응하고 먼 거리 산불을 신속·정확하게 진화하기 위한 것이다. 펌프와 간선호스를 이용해 급수량을 최대화하고, 분배기, 간이수조를 이용해 현장까지 물 낭비 없이 나른다.
대원들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이어졌던 철원군 서면 국유림 산불 현장에도 투입됐다. 이날 오후 5시 35분쯤 발생한 산불은 험한 산세와 강한 바람 탓에 금세 꺼지지 않았다. 산불진화헬기 12대에 인력만 350여명이 투입됐다.
첫날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은 1박2일 간 진땀을 흘리며 불을 진압했다. 조영준 조장(47)은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불을 끄고 쪽잠을 잔 후 새벽 5시쯤 다시 산으로 올라가 작업을 완수했다고 밝혔다.
평소 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훈련이 실전에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조 조장은 "산불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날지 모르기 때문에 반복 훈련으로 최대한 빨리 현장으로 접근하는 것과 안전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야간에 불이 나면 랜턴에 의지해 현장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산이라는 지형에도 익숙해야하고 우왕좌왕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강원 인제, 고성, 속초 등 강원도 대형 산불 발생 당시 최 일선에서 불을 끄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활동이 매스컴을 타면서 처우개선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산림청은 진화대 처우개선을 위해 올해 처음 공무직 전환을 도입했다. 북부산림청 본청과 각 국유림관리소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은 정년이 만 60세인 공무직과 기간제로 구성돼 있다.
이중 본청의 진화대는 모두 공무직으로 운용된다. 공무직 전환이 이뤄지면서 청년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대원들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본청 진화대의 막내 대원은 학창시절부터 산을 좋아했다는 신송근씨(22)다. 신대원은 아버지의 추천으로 진화대에 지원했고 현장에 나갈 때 마다 아버지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신 대원은 "산을 좋아해서 관련된 직업을 찾다가 아버지의 추천으로 지원하게 됐다. 클라이밍도 하고 평소 산을 자주 다닌다. 이달 초 처음 현장에 나갔는데 불이 활활 타니 뜨겁고 힘들었다. 하지만 불을 다 끄고 나서 보람을 느꼈다. 대원들과 일을 마친 후 '오늘도 한건했다. 힘내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북부산림청은 산불진화장비 보관, 진화인력 대기 등이 가능한 산불방지 지원센터 설치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인제관리소에서 1개소가 운영 중이며 올해 북부산림청 관내에 3개소가 더 확대될 예정이다.
hoyanar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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