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인터뷰]뮤지컬로 맺은 인연…"아라리고개서 살끼래요"
아리랑과 함께 사랑의 결실까지…내년 4월 결혼식
"울고 웃는 감동 뮤지컬 '아리 아라리' 보러오세요"
- 박하림 기자
(정선=뉴스1) 박하림 기자 = 동강에 띄운 뗏목 타고 바람 따라 ‘아라리(아리랑)’ 한 번 부르다 어느새 강원도 두메산골 정선에 눌러앉은 이들이 있다. 출신 지역은 각기 다르지만 ‘아리리’ 하나로 ‘정선 사람’으로 거듭난 뮤지컬 ‘아리 아라리’ 배우들이다.
젊은 층에게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정선아리랑이 이들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희노애락’의 감동을 선사하는 뮤지컬 ‘아리 아라리’로 재탄생됐다. 지난해부터 상설공연으로 열리는 뮤지컬 ‘아리 아라리’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경복궁 중수를 위해 한양으로 떠나는 정선 떼꾼의 여정을 담는다. 가족과 고향의 소중함을 고전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공연 속 전통 혼례, 나무 베기, 뗏목 여정, 부채춤, 농악 장면 등을 최신 무대 영상과 기술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또 고전 아리랑의 감성적인 선율에 새로 창작된 리드미컬한 음악이 더해져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어쩌다 아리랑고개에 눌러 앉게 됐는지 정선아리랑재단 소속 배우 조슬아(29‧여), 계현욱(35), 조민호(35)씨를 직접 만나 솔직한 사연을 들어봤다.
-먼저 역할에 대해 자기소개 좀 부탁드린다면.
▶️“주인공 뗏꾼 ‘신기목’의 딸 ‘아리’를 맡았습니다”(조슬아), “목수와 뗏꾼, 한량무를 맡았습니다”(조민호), “네, 저도 목수와 뗏꾼, 악사를 맡았습니다”(계현욱)
배우들 대부분이 ‘멀티’다. 그 중에서도 조슬아는 주연 ‘아리’만 맡은 게 아니었다. 나무꾼, 타악, 목수 등으로 남자와 여자를 왔다 갔다 한다. 극비라곤 하는데 ‘너무 티가 안나 몰랐다’는 말에 “그러면 성공!”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다들 원래 전공이 연극이나 연기 쪽이었는지.
▶️“전 국악을 전공했습니다”(조슬아), “전 무용을 했습니다”(조민호), “전 메카트로닉스...”(계현욱).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메카트로닉스가 나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빵’ 터졌다. 쉽게 말해 공대 출신이다.
-다들 정선사투리를 너무 잘하시더라. 따로 코치를 받았는지.
▶️“연출님이 아시는 강원도 태생 사투리 선생님을 초청해 다 같이 배웠어요. 처음엔 정말 하나도 못 알아 듣겠더라고요”(조슬아)
-어떤 단어가 제일 충격적이었나.
▶️“산꼬라데이(산골짜기)”(계현욱), “매란데 없이 나댕기다(정신없이 나다니다)”(조슬아), “그때는 너무 쇼킹했는데 삶이 바쁘다 보니 갑자기 기억이 잘 안 나네요”(조민호)
-개별 연습시간이나 연구방법은.
▶️“정선의 정서를 공연에 담기위해 정선아리랑시장을 돌아다닙니다. 한 마디로 생활연습이죠. 물론 눈에 띄게 보이진 않겠지만 이것들이 쌓이면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계현욱, 조민호)
뼛속까지 정선사람이 되고 싶어 ‘정선(旌善)’과 ‘될 화(化)’를 합쳐 ‘정선화(旌善化)’를 꿈꾼다고 해야 할까.
“저 같은 경우, 공연 처음과 끝에 제대로 된 정선아리랑을 보여드려야 할 부분이 있으니 정선아리랑 전수관에 나가 아리랑 레슨을 받으며 스스로 모니터하고 개별연습을 합니다”(조슬아)
-기회가 되면 다른 역할을 맡고 싶은 욕심은 없는지.
▶️“작년엔 삼척 공연에서 ‘신기목(아리 아버지)’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조만간 ‘신기목’을 또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연습 중입니다”(계현욱)
“빨래하러 물가에 모인 아낙네들이 빨래 춤을 추는 장면이 있어요. 매번 ‘아리’와 남자역할만 하다 보니 빨래하면서 실룩실룩 춤추는 여자역할도 해보고 싶네요”(조슬아)
“도전을 좋아하는 타입이라 주어만 준다면 뭐든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언제어디서 구멍이 생길 수 있으니깐...”(조민호)
조민호의 말을 계현욱이 받아쳤다. “그래서 뭘하고 싶냐고...”
-공연활동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첫 공연, 좀 더 업그레이드 한 공연, 현재 공연, 세 공연을 다 보러 오신 분들이 계셨는데 포토타임할 때 항상 ‘우리 딸 같으니깐 내가 용돈 줄게’ ‘우리 손녀 같다. 너무 닮았다’하시며 저한테 5만원을 주시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그 순간 마음만큼은 5000만원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조슬아)
“포토타임 때 어르신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씀하시는데 진심으로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그 순간만큼 ‘내가 지금 잘하고 있구나’하는 보람도 들면서요”(계현욱, 조민호)
-세 분이 정선으로 전입을 하셨다고 들었다.
▶️“저 같은 경우 강원도 철원 출신이고 춘천과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 2017년 12월 첫 연습 때 정선으로 왔습니다. 특히나 강원도 출신에다 민요의 애정을 가지고 있다 보니 다른 지역 민요보다 덜 알려진 강원도 민요를 알리고 싶어서 전입까지 하게 됐네요”(조현아)
“전 울산광역시 방어진 태생이고 대전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여행을 마치고 정선에 오게 됐는데 거리가 꽤 멀어 아예 전입하게 됐습니다”(조민호)
“전 서울 사람이고 20살 이후엔 혼자 지내면서 여러 작품활동을 하다 상설 공연을 하게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한 가지에 몰두하고 싶고 더 많은 노력을 하기 위해 정선으로 옮기게 됐습니다”(계현욱)
계현욱의 외모는 누가봐도 정선 토박이 같다. 하지만 서울 태생이라는 게 반전이다. 벌써 이 이야기를 세 번째 듣는다고 한다.
-결혼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사실 저희가 춘천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알고 지냈던 사이였는데 지난해 정선에서 상설공연 오디션을 보고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로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동료이자 동반자이자 서로 발전해 나가는 사이로 서로 힐링도 해주면서...”(조슬아, 계현욱)
이 둘은 폭소하는 동시에 부끄러워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으로의 정선생활은.
▶️“정선아리랑 등 토속민요를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더 즐겁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두고 열심히 활동을 할 것 같습니다”(조슬아)
“뮤지컬이 이번이 처음이라 연기라던가 노래 측면을 더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현재도 앞으로도 정선아리랑을 즐기며 열심히 배우고 있을 것 같습니다”(조민호)
“정선에서 공연을 하면서 극단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작게 시작했지만 배우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해서 향후엔 더욱 군민들의 문화향유에 기여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계현욱)
계현욱과 조슬아의 결혼식은 내년 4월 서울에서 열린다.
-마지막으로 방문객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면.
▶️“남녀노소 다채롭게 즐길 수 있고 울고 웃으며 스트레스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정선아리랑 뮤지컬 공연 꼭 보러 오세요”(조슬아)
“배우들 너무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무대에서 땀 많이 흘리고 있으니깐 몇 번이고 봐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을 거라고 감히 확신을 드립니다”(조민호)
“공연 오시면 밝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 가실 것이고 보면 볼수록 기대되는 작품이니깐 언제든지 오세요”(계현욱)
rimro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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