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원랜드 이색 신입사원 "지역 상생 위해 뭉쳤다"

축구·피겨선수, 모바일엔지니어까지 전직 다양
16주간 실무형 인재 양성교육 진행

6일 강원 정선 강원랜드 행정동에서 왼쪽부터 신입사원 서경옥(여·32), 나병환(30), 이준범(30)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2016.1.6./뉴스1 ⓒ News1 하중천 기자

(정선=뉴스1) 하중천 신효재 기자 = 강원 정선 강원랜드는 이색 신입사원을 채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색 신입사원들의 전직은 프로축구선수, 피겨선수, 모바일엔지니어까지 다양하다.

폐광지역에서 나고 자라 강원랜드의 지원으로 자랐고 이제는 받은 만큼 강원랜드를 통해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야심찬 각오로 뭉친 세 신입사원을 뉴스1 강원본부가 만났다.

다음은 신입 사원들과의 일문일답.

-자기 소개를 하면.

▶서경옥(32)

고등학교 때까지 태백에서 살았다. 대학교를 공대로 진학했고 졸업 후 S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일 등 엔지니어로 활동 했다.

사회생활을 오랫동안하다 이직을 결심한 것이라 신입사원이라고 말하기에는 나이가 많다. 우리나이로 34세고 만으로 32세다. 신입사원으로 불리는것이 민망하기도 하지만 조직에서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랜 엔지니어 생활로 지쳐 좀더 활기찬 삶을 위해 이직을 결심했다.

폐광지역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강원랜드는 은연중 우리 삶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 이웃과 같은 느낌이다. 강원랜드에 합격했을 때 가족들 모두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했다. 특히 IT부분은 단 1명 뽑는 것이라 경쟁이 심했는데 나에겐 새로운 기회가 됐다.

▶나병환(30)

정선에서 나고 자랐다.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이른 나이인 10살 때부터 고향에서 떨어져 생활하게 됐다. 아버지는 이곳 탄광에서 일하셨다. 지금은 건설일을 하고 계시지만 정선은 나의 어린시절이 있고 아버지의 삶이 있는 곳이다.

특히 강원FC 프로 선수로 활동을 하면서 강원랜드와 인연이 깊어졌다. 강원FC의 스폰을 강원랜드가 하기 때문이다. 나름 축구선수로 꿈이 컸지만 2년 전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방황도 많이 하고 내 앞날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그때 '다른 생각말고 빨리 마음을 비우자'고 결심하고 프로축구선수라는 타이틀에서 빠져나와 강원랜드 알바생이 됐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강원랜드의 지원을 많이 받았다. 그 지원으로 지역민인 아버지도 자리를 빨리 잡을 수 있었고 나도 선수생활을 했으며 방황기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제2 삶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이준범(30)

모두 폐광지역 출신인데 난 이곳에 연고지가 없다. 인천 출신으로 과거 서울시·도 대표 피겨스케이트 선수를 했었다. 전국 동계체육대회에서는 은메달까지 땄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강원랜드에서는 식음 파트를 지원했다.

모 유명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활동했다. 선수생활도 재미있었지만 바리스타도 나에게는 새로운 진로를 결심하게 해줬다.

-강원랜드 지원동기는.

▶서경옥(32)

S전자에서 근무를 하면서 소프트엔지니어의 삶은 유한하다고 생각을 했다.

선배들의 삶을 통해 나를 비춰봤을 때 내 자신을 소모시킨다는 생각에 더 이상 그 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강원랜드에서 IT부분을 뽑는다'라는 지역 친구의 권유로 강원랜드에 지원하게 됐다.

▶나병환(30)

부상으로 축구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인 정선에서 머물다가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강원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을 하다가 직원들의 복지나 다양한 부분들을 직접 체험한 이후 강원랜드 지원을 결심하게 됐다.

그러나 입사가 쉽지만은 않았다. 알바 경험이 있었음에도 4번 만에 합격했다.

사람들은 축구선수하던 사람이 뭘 알겠냐고 할지 모른다.

나같은 사람도 할 수있으니 청년들이 좌절하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줬으면 좋겠다.

그런 표본으로 남을 수있었으면 좋겠다.

▶이준범(30)

S커피숍에서 바리스타를 하다가 식음과 대학교 전공인 경제학을 융합할 수 있을 것 같아 강원랜드에 지원했다.

강원랜드는 도박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강원랜드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입사했다.

6일 강원 정선 강원랜드 행정동에서 왼쪽부터 신입사원 서경옥(여·32), 나병환(30), 이준범(30)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6./뉴스1 ⓒ News1 하중천 기자

-회사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서경옥(32)

합격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어떻게 잘 적응해서 일할지가 더 기대된다.

▶나병환(30)

나는 강원랜드 지원 4번만에 합격하게 됐다. 앞으로 많은 직원들이 뽑혀 지역에 일자리 창출이 좀 더 활발했으면 좋겠다.

▶이준범(30)

강원랜드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려면 강원랜드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한 급급함이 아니라 학습조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신입사원에게 교육하고 있지만 신입교육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장기적인 교육과 학습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꿈이 있다면.

▶서경옥(32)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 근무환경으로 일하는 시간과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것이 꿈이었다. 여가를 즐기는 삶을 꿈꾼다.

▶나병환(30)

그동안 강원랜드에서 지원을 많이 받았으니 회사의 일원으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 내가 받은 만큼 강원랜드를 통해 지역사회상생과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이준범(30)

제가 소속된 강원랜드가 많이 성장해 세계에서도 마카오하면 카지노를 떠 올리듯 대한민국 하면 강원랜드가 떠오를 수 있도록 이미지를 세계인에게 심어줄 수 있는 임원이 되는 것이 꿈이다.

6일 강원 정선 강원랜드 행정동에서 왼쪽부터 신입사원 이준범(30), 서경옥(여·32), 나병환(30), 씨가 점프를 하고 있다. 2016.1.6./뉴스1 ⓒ News1 하중천 기자

-신입사원으로 출발하며 걱정되는 부분은.

▶서경옥(32)

면접때도 질문을 받은 부분인데 나이가 많은 신입이 선배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나는 노력할 것이다. 내가 만나야할 선배들은 여기서 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을 텐데 나이가 많은 신입을 대하기가 부담스럽지 않을까오히려 염려된다.

▶나병환(30)

지금 딜러 교육을 받고 있는데 운동선수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직원들 간의 화합과 시선이 다소 걱정된다.

▶이준범(30)

태어나서 계속 수도권에서만 살다보니 강원도는 처음 와본다. 아는 사람 단 한명도 없고 지역적 연고가 없다.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지만 곧 동료들과 친해질 것이다.

한편 강원랜드는 4일 ‘2015 신입사원’ 합격자 49명에 대해 16주간 입문교육에 들어갔다.

이들은 교육을 통해 주인의식·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직무 전문화 교육을 통해 실무형 인재로 양성돼 4월말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강원랜 관계자는 "청년실업으로 목소리가 높은 때 나름의 장기를 살려 입사한 이색 신입사원의 패기가 또 다른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lmalm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