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책 문화 지속성, '운영 독립·유산 정보화'에 달렸다

[다시 쓰는 2026 전주 완판본]⑤ 생태계는 '독립기획' 유산은 '디지털 DB'
최서연 시의원 "독립 운영 체계 구축"…이태영 교수 "완판본 유산 현대화"

편집자주 ...과거 '완영본'과 '방각본'을 찍어내던 조선의 출판 거점 전주는 현재 화려한 도서관과 책 축제로 그 명성을 잇고 있다. 하지만 공간과 행사만으로 '책의 생태계'가 유지될 수는 없다. 동네 책방의 자생력 저하와 지역 내 출판·인쇄 인프라 단절, 불안정한 예산 구조 등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에 전주가 지속 가능한 새로운 '출판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전주 동문예술거리 책방 ⓒ 뉴스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전주시가 지속 가능한 '책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민간 출판 행사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예산지원과 함께 독립적인 기획 조직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과거 완판본 유산의 데이터베이스(DB)화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서연 전주시의원은 전주시 독서문화 정책의 예산 삭감과 불안정한 운영 구조를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2026년 전주시 도서관본부 예산은 전년 대비 약 51억 원(39.5%) 감소했으며, 책사랑포인트, 도서관여행 등 시민 참여도가 높은 사업들 역시 감액됐다.

특히 누적 방문객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한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에 대해서도 "1회부터 3회까지 단 한 번도 넉넉한 조건에서 운영된 적이 없으며, 제한된 예산 속에서 민간 기획자와 참여자들의 헌신에 기대어 버텨 온 행사"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책 문화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안정적인 예산 체계 마련 △독립된 기획·운영 주체로의 전환 △전문 인력 지원 및 행정 책임 강화를 제안했다.

최 의원은 "전주국제영화제가 독립적인 조직과 위원회를 통해 연속성을 확보한 것처럼, 전주책쾌 등 책 문화 사업 역시 독립된 기획 주체가 기획과 운영을 책임지고 행정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중적인 문화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아마추어나 씨앗들은 결국 독립 계열에서 생긴다"며 "지금은 행사에만 초점이 가 있지만, 다음으로는 관련된 독립 출판을 만들어내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완판본문화관 2026.9.16 ⓒ 뉴스1 유경석 기자

현재의 독립출판 생태계 육성과 더불어, 과거 전주의 출판 자산인 '완판본'을 현대적으로 정보화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이어졌다.

이태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과거 완판본 자료를 미래 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래로 가려면 이런 것들이 정확히 정보화가 되고,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완판본 문화관은 있지만 거기에서 DB를 구축해 제공하는 노력은 없었다"며 "재정 문제 등 애로사항이 있지만 문화를 살리고 알리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현대적인 콘텐츠 재생산 방안도 제안했다.

이 교수는 "눈으로 보는 시대인 만큼 동의보감이나 한글 고전 소설의 유래 등을 영상으로 재밌고 쉽게 만들어 젊은이들의 시선을 끄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전주시가 개발한 완판본 글꼴 등을 관공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전시해 과거의 역사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