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원장 "책을 통한 지역성장 '선택과 집중, 전주형 거버넌스' 시급"

[다시 쓰는 2026 전주 완판본]③ 출판산업 이끌 정교한 정책 필요하다
삶의 독서 내재화·강력한 도시 브랜드화 이끌 3대 실천 과제 제시

편집자주 ...과거 '완영본'과 '방각본'을 찍어내던 조선의 출판 거점 전주는 현재 화려한 도서관과 책 축제로 그 명성을 잇고 있다. 하지만 공간과 행사만으로 '책의 생태계'가 유지될 수는 없다. 동네 책방의 자생력 저하와 지역 내 출판·인쇄 인프라 단절, 불안정한 예산 구조 등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에 전주가 지속 가능한 새로운 '출판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2026.9.16 ⓒ 뉴스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2015년 전주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조선시대 '완판본'의 역사를 지닌 전주와 진흥원의 만남은 지역 출판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랐다.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전주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승수 원장(전 전주시장)은 그간 진흥원이 지역에서 수행해 온 역할에 대해 "그동안 공모사업을 통해 전주 독서대전이나 독립출판 북페어인 책쾌, 심야책방 등을 지원했지만 모두 행사 지원 성격이었다"면서 "대다수의 시민이 진흥원이 전주에 있는지, 어떤 기관인지 모르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이 같은 문제는 '실효성의 한계'라기보다 '상상력과 의지의 한계'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이 지역에서 그려나갈 그림에 대한 꿈과 의지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이고, 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반드시 해내야 할 소명인 '지역 성장'의 틀을 조성하지 못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이 그리는 비전의 핵심은 '책을 통한 지역 성장'이다. 전주가 보유한 고유의 출판 자산만으로도 미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조선시대 전주는 단일 도시로서는 가장 많은 종의 책을 출간한 출판클러스터이자 책 읽는 도시였다"며 "전주의 누적된 맥락 속에는 이미 출판과 독서의 DNA가 심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는 도서관과 독서 동아리, 지역이 품고 있는 서사와 작가, 출판사와 동네 책방 등이 전주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라며 "전주와 인근 도시들이 파주나 대구 등과 다른 측면의 출판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면 AI 시대에 오히려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2026.9.16 ⓒ 뉴스1 유경석 기자

김 원장은 전주가 '진짜 책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세 개의 축이 견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삶으로서의 독서가 내재화된 도시, 둘째는 문화산업으로 성장하는 책의 도시, 그리고 마지막은 그 두 과정을 통해 성취되는 강력한 도시 브랜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언했다.

첫 번째는 논의 테이블인 '거버넌스' 구축이다. 김 원장은 "많은 분의 생각과 대안, 비전을 담을 수 있는 논의 테이블이 우선 중요하다"며 "'왜 우리는 책의 도시를 지향하는가'를 묻는 그곳에서 담론을 형성하고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출판물의 생태계를 지향하기보다는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분야는 이미 다른 도시들이 진행하고 있으니, 깊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세 번째 과제로는 정교한 정책 설계와 지원 체계 구축을 언급했다.

김승수 원장은 "집중해야 할 분야가 정해지면,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 전북도나 정부를 상대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진흥원도 이러한 방향에서 지역사회와 전주시, 전북도와 함께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