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9대 대기업에 외면받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국감브리핑]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대비 4.6% 수준
윤준병 의원 "강력한 법적 장치 마련해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정조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향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9.21 ⓒ 뉴스1 황기선 기자

(정읍=뉴스1) 김동규 기자 = FTA 시장 개방으로 막대한 수출 특혜를 누린 국내 9대 재벌 대기업들이 10년간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에는 1조 5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출연한 반면,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는 고작 700억 원대에 그쳐 그 차이가 21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21일 대·중소기업·농어업상생협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6년 6월까지 국내 재계 서열 상위 9대 기업(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한화, HD현대, GS)의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출연 총액은 1조 5102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9대 기업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총액은 701억 6500만 원(다년협약 잔액 포함)으로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의 4.6%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별 출연 격차는 더욱 심각했다. HD현대는 대·중소기업기금에는 913억 원을 쏟아부었으나 농어촌상생기금은 20억 6000만 원만으로 무려 44.3배의 격차를 보였다. 재계 1위인 삼성 역시 대·중소기업기금에 5909억 원, 농어촌상생기금에는 151억 2500만 원을 지출해 39.1배 차이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3046억 원 대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12억 9500만 원으로 27.0배, SK가 2150억 원 대비 81억 4700만 원으로 26.4배, 포스코가 1436억 원 대비 58억 2100만 원으로 24.7배에 달한다.

9대 대기업의 10년간(2017~2026년) 누적 공시 매출액 대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비율을 보면 문제는 더욱 극명해진다.

9대 대기업의 총매출액 합계(약 1경 2286조 원) 대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비율은 평균 0.0006%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두 기금 사이에서 극단적인 편차를 보이는 이유는 제도적 유인 구조의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은 출연 시 공정거래협약 평가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직접 가점이 반영돼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준다. 반면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순수 자발적 기부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기업들이 법적·제도적 강제성이 없다.

윤준병 의원은 "10년이 지난 지금 대기업들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유리한 중소기업 기금에만 1조 5000억 원을 쏟아붓고 농어촌기금은 철저히 팽개쳤다"며 "FTA 수혜 대기업의 기금 출연을 실질적으로 유인·의무화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2017년부터 10년간 매년 1000억 원씩 총 1조 원 조성을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올해 7월 기준 누적조성액은 3255억 원에 그치고 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