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서 여고생 성추행한 60대…현장에도 없던 아내가 송치, 이유는

경찰은 아내를 피의자로 송치…검찰, 보완수사로 사건 실체 확인

전주지검 전경/뉴스1 DB

(군산=뉴스1) 강교현 기자 = 고교 승강기 안에서 10대 여학생을 성추행한 6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범행 후 함께 있었던 지인에게 아내 행세를 부탁,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던 아내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 아내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진경섭 부장검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A 씨(60대)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 초 대전의 한 고등학교 승강기 안에서 B 양(10대)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승강기에는 A 씨와 지인 C 씨, B 양과 B 양의 친구 등이 함께 타고 있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B 양의 신체 일부를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A 씨는 C 씨에게 자기 아내인 것처럼 행세해달라고 부탁했다. A 씨의 부탁을 받은 C 씨는 경찰과 통화하면서 A 씨의 아내 D 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말하며 자신이 D 씨인 것처럼 행세했다.

경찰은 이 통화 상대를 A 씨의 실제 아내 D 씨로 알고 있었다.

이후 경찰은 진짜 아내인 D 씨를 불러 조사했다. D 씨는 경찰 소환조사에서 남편에게 유리한 취지의 애매모호한 진술을 했다. 경찰은 D 씨가 현장에 있었다는 진술을 사실로 받아들여 D 씨를 피의자로 입건한 뒤 지난 1월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의 실체는 검찰의 보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건 내용에 의구심을 가진 검찰이 관련 기록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D 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다"며 "남편의 부탁을 받고 경찰에서는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진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A 씨가 C 씨에게 아내 행세를 시키고 아내를 범인으로 몬 정황을 확인했다. 또 A 씨가 C 씨에게 수사기관의 연락을 피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바꾸라고 하는 등 수사를 방해하려 한 정황도 파악했다.

C 씨는 이 사건과 별개의 사건으로 지명수배 중이며, 현재 소재가 불분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현장 상황과 관련자들의 진술, 휴대전화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A 씨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송치됐던 D 씨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수사 초기부터 계속 거짓말한 정황을 확인하고 공소를 제기했다"며 "현장 상황과 관련자들의 진술, 휴대전화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A 씨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