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소리, 하나의 판으로 모이다…2026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16일까지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 주제 66개 프로그램 다채
'판놀음' 진화한 판소리부터 쇼팽, 어반자카파까지 장르 총망라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2일 개막한 가운데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철 조직위원장(왼쪽)과 김정수 집행위원장(오른쪽)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흩어진 소리와 사람, 전통과 현재를 하나의 판으로 모은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2일 닷새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소리축제는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라는 멋진 주제로 여러분들을 찾아간다"며 "과거의 전통을 잇고 현대의 소리를 아우르고 앞으로 소리축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 좋은 공연 많이 봐달라"고 밝혔다.

이날 개막 기자회견에는 최철 조직위원장과 김정수 집행위원장, 폴란드 출신 음악감독 마리아 포미아노브스카, 송재영 명창을 비롯한 소리축제 홍보대사 5인이 참석했다.

개막공연에서 '젊은판소리 다섯바탕-춘향가'로 축제의 문을 여는 이수현 소리꾼은 "판소리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나, 그 안의 감정과 서사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닿을 수 있는 동시대적인 힘을 지녔다"며 "관객들이 가사와 이야기를 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젊은 소리꾼으로서 표현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젊은판소리 다섯바탕에 선정된 소리꾼들은 올해 소리축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쇼팽&아리랑'으로 관객과 소통에 나서는 폴란드 출신 음악감독 마리아 포미아노프스카는 "'쇼팽&아리랑'은 2014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초연이 됐고, 이후 4년간 한국과 폴란드를 오가며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다시 초청받아 감사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소리축제는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를 주제로 삼아, 1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 일원에서 개최된다. 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은 8개 분야 66개, 126회의 공연이 마련됐다.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 포스터(전주세계소리축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장수인 기자

올해는 전통음악과 세계 음악이 교류해 온 축적된 역사를 바탕으로, 고유의 판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축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이다. 기존 완창 중심의 무대에서 벗어나 올해는 줄타기, 사자놀이, 기놀이 등 다채로운 연희가 어우러지는 '판놀음' 형태로 꾸며진다. 장문희(춘향가), 송재영(심청가) 등 명창들의 깊이 있는 소리에 국악 전문예술단체 'In 천지'의 연희가 더해져 관객과 함께하는 대동의 판을 완성할 예정이다.

청년 소리꾼들의 '젊은판소리 다섯바탕'과 두 거장의 전통 산조 무대인 '산조의 밤'도 기대를 모은다. 신진 국악인들의 연합무대인 '오늘의 시나위'와 '판소리X시네마'가 올해 첫선을 보인다.

국내 초청 공연으로는 전북문화관광재단과 협력해 정지아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남원시립국악단의 신작 창극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근현대사의 아픔을 현대적인 편곡으로 풀어내 전통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다채로운 월드 뮤직도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마리아 포미아노프스카 '쇼팽&아리랑'을 비롯해 캐나다 포크 밴드 '재니스 조 리&큐티즈 밴드'와 소리꾼 송봉금의 협업 무대, 말라위 출신 듀오 '마달리초 밴드'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우리 음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다각적인 유통 프로그램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13 시·군을 찾아가는 소리축제, 소리학술포럼 등이 축제를 더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전북CBS와 공동기획 프로그램에서는 국민가수 심수봉과 어반자카파가 무대에 오른다. 현대적 감성과 라이브 완성도를 바탕으로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철 조직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그동안 소리축제가 다져온 전통 음악의 가치를 지키고 축제에 녹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며 "예술가와 관객, 지역사회, 그리고 세계의 모든 음악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 플랫폼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집행위원장도 "2001년 시작된 소리축제는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도민의 벗으로, 국내 전통음악가들의 만남의 장으로, 나아가 세계 아티스트들의 정서적 허브로 자리 잡아 왔다"며 "닷새간 신명 나는 판을 모든 분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