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 담배꽁초에 식자재 창고 화재…법원 "고용주 공동 배상"
재판부 "업무 중 흡연 사용자 책임 인정"
책임 비율 60% 제한, 2억7000만 원 배상 판결
-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배달 직원이 버린 꽁초 때문 화재가 발생했다면, 꽁초를 버린 직원은 물론이고 이 직원을 고용한 업체사장에게도 손해를 배상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주지법 민사부(임현준 부장판사)는 식자재 도소매업을 하던 A 씨가 정미소 배달 기사 B 씨와 정미소 운영자 C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B 씨와 C 씨는 원고에게 2억7000만 원을 공동으로 배상하고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2023년 8월 2일 오후 4시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식자재 업체 창고에 쌀을 배달한 뒤 창고 내부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B 씨가 자리를 떠난 약 3분 만에 출입구 앞에 쌓여 있던 종이상자 더미에서 불이 났다. 불은 곧 식자재 창고로 옮겨 붙었다.
이날 화재로 창고 건물(323㎡)과 내부에 있던 식자재 등이 모두 전소돼 4억90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결국 B씨는 실화 혐의로 기소됐다. 법정에 선 B씨는 "창고에서 담배를 피운 사실은 있지만, 담배꽁초는 창고 인근에 주차돼 있던 트럭 바퀴 옆에 버린 뒤 발로 밟아 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에서 유죄(벌금 500만 원)가 인정됐다. 이 재판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형사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되자 A 씨는 B 씨와 C 씨를 상대로 "휴업손해 금액 등 5억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배달 기사 B 씨의 직접적인 과실 책임과 함께 그를 고용한 정미소 업주 C 씨의 관리·감독 책임(사용자책임)도 함께 인정했다.
재판부는 "B 씨가 쌀 배달 업무를 마치고 복귀하기 직전 담배를 피운 행위는 정미소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봐야 하며,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화재 당시 창고 출입구에 가연성 종이상자가 방치돼 있었고, A 씨의 직원도 함께 담배를 피운 점, 건물이 불에 취약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들의 책임 범위를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 창고 측이 보험사로부터 먼저 수령한 보험금을 제외한 실제 순손해액에 책임 비율(60%)을 적용, 총 2억7000만 원을 최종 배상액으로 확정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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