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갓난아기 울음에 잠 깬 아버지 손엔 양말이 [사건의 재구성]

10개월 아들 숨지게 한 친부, 항소심도 징역 7년
수사과정서 범행 부인하며 아내에게 책임 돌리기도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지난 2022년 12월 26일 오후 10시께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이가 잠든 것을 확인한 어머니 B 씨는 안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이가 혹시 중간에 깰 수 있었기에 아이가 잠든 방 문은 조금 열어뒀다.

역시나 얼마 뒤 조용했던 집 안에는 잠에서 깬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아이에게 간 것은 B씨가 아니라 아버지 A 씨(29) 였다.

우는 아이 곁으로 다가간 A 씨는 아이를 달래는 대신 방 안에 있던 아동용 양말을 집어 들은 뒤 아이의 입안에 구겨 넣었다.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A 씨는 아이의 입 안에 있던 양말을 빼지 않은 채 방을 나왔다.

하지만 이날 A 씨의 행동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방치된 아이는 약 11시간 뒤인 다음 날 오전 9시께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아이는 입과 코가 막혀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아내 B 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검찰은 A 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아버지로서 누구보다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단순히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옷가지를 입속에 집어넣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 아동의 연령과 발육 상태, 피고인의 행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까운 정도의 중대한 범행이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A 씨는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망의 확정적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주장하지만, 고의가 있었다면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됐을 것"이라며 "1심에서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