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상실감 커지는 전북…"전남광주 몰빵 재고, 분산 배치해야"
'삼전닉스' 수백조 규모 클러스터 광주전남 입지 조성 가시화
전북지사 당선인 '200조 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 공수표 논란 일어
- 유승훈 기자
(전주=뉴스1) 유승훈 기자 = 수백조 규모의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전북 지역 내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북에선 균형발전 차원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 분산배치 요구가 잇따르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정부와의 원팀을 강조해 온 지역 정치권에 대한 무력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전북애향본부는 25일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산단 조성' 관련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광주전남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백조원대 반도체 광주전남 '몰빵 투자'는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 입지의 핵심은 땅과 전력, 용수다. 새만금은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한 최적지"라며 "이른바 '몰빵 투자'는 정부의 균형발전 방침에도 어긋나고 유사시 대비 분산배치라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향본부는 "한 곳(광주전남)에 집중하는 것은 이재명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균형발전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정부에 전북 새만금과 전남 두 지역 간 분산배치 검토를 촉구했다.
새만금개발청장을 지낸 김의겸 국회의원(군산김제부안갑)도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사촌이 논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다. 다만, '용인 몰빵'의 부작용이 '광주 몰빵'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나눠서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원택 민선 9기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내세운 '200조 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에 대한 공수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선거 막판 제시된 초대형급 공약에 대한 사전 준비 및 검토, 관련 정보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속되는 것이다.
실제 도지사직 인수위원장은 열흘 전(15일) 브리핑 자리에서 "인수위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 200조 중 일부는 털고 가자는 견해도 있었다. 최근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선인은 반대 입장"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전날(24일) 열린 '전북 국회의원-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논의가 이뤄졌지만 '광주전남에 어떤 공장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지어지는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자', '이후 전북의 대응 전략을 마련해 전북도와 정치권이 공동 대응에 나서자'는 식의 원론적 입장 확인에 그친 것으로 전해져 우려는 더 커지는 상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전북도민의 반도체 관련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선거 과정에서 200조 규모의 공약이 깜짝 제시돼 기대가 컸지만 한 달도 안 돼 '수정 불가피' 메시지가 나왔다"면서 "여기에 광주전남으로의 수백조원대 투자 소식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전북 홀대 정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으로도 인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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