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잘되라고 왔어요"…1920년생 106세 김계순씨의 한 표
홀로 기표 어려워 참관인 2명 동행해 투표 마쳐
전북 오전 7시 투표율 1.6%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우리나라 잘되라고, 힘들지만 한 표 한 표 찍으려고 왔어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7시쯤 전북 전주시 삼천동 한 투표소. 1920년에 태어난 김계순 씨(106)가 보행 보조기를 밀고 투표소 안으로 들어섰다.
딸 이길례 씨(68)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 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투표소로 향했다. 보행 보조기에 몸을 의지한 그는 한 걸음씩 발을 옮긴 뒤 선거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준비해 온 신분증을 꺼내 본인 확인을 마쳤다.
투표용지를 받아 든 김 씨는 홀로 기표가 어려워 두 명의 참관인과 함께 기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한 안내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투표 과정에서는 작은 에피소드도 있었다. 김 씨가 기표란 안에 도장을 찍는 것을 어려워하자 한 참관인이 "네모 칸 안에 찍으셔야 해요"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여기(칸)에 찍어야혀?"라고 되물은 뒤 조심스럽게 한 표를 마무리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 씨는 "우리나라 잘되라고, 힘들지만 한 표 한 표 찍으려고 왔다"며 "숨도 차고 말도 못 하지만, 이 나이에 투표하러 왔으니 표 받은 후보들 우리나라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그는 "살면서 선거 때마다 투표했지만, 지금은 투표 칸도 작고 많이 달라진 거 같다"며 "무효표가 되지 않도록 찍었는데, 잘 찍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당선자들에게 바라는 정치를 묻자 김 씨는 "젊은이들 성공하고 잘 살게 해주는 거, 나는 그것밖에 안 바란다"고 말했다.
딸 이 씨는 "어머니가 늘 선거 때마다 투표에 참여하신다"며 "앞으로도 그러실 것"이라고 했다.
전북지역 다른 투표소에도 투표 개시 전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5시 50분쯤 전주남중학교에 마련된 평화1동 제2투표소에는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한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전 6시 정각이 되자 선거사무원의 안내를 받은 유권자들은 차례로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 모 씨(56)는 "나중에 정치인을 평가할 때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려면 먼저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는 특히 주변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결과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지역 유권자는 150만 9854명이다.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북은 35.05%(52만 9181명)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전북지역 본투표율은 1.6%로 집계됐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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