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영수증 조작해 10억대 대출사기…사기조직 총책 등 3명 송치

부산·서울 등지에 조직 3개 구성해 범행

전북경찰청 전경 2025.7.30 ⓒ 뉴스1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정부의 저소득 근로자 대출제도를 악용해 10억 원이 넘는 돈을 부당하게 타 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은 사기 혐의로 대출 사기 조직 총책 A 씨 등 주범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직원 12명과 범죄에 가담한 대출명의자 107명도 불구속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용하는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대출제도'를 악용해 총 120회에 걸쳐 약 10억5000만 원 상당의 대출금을 부당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제도는 저소득 근로자가 질병, 결혼, 사망 등으로 긴급한 자금 융통이 필요할 경우 장기간 저금리로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 씨는 경기도 의정부에 사무실을 차리고 부산과 서울 등에 브로커 조직 3개를 구성했다. 이후 기준에 맞는 대출명의자를 모집한 뒤, 의료비 영수증을 위조해 이들이 아픈 것처럼 꾸며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신청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공단에 제출한 의료비 영수증은 금액과 이름, 날짜가 수정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당은 실제 대출이 실행되면 대출금의 15~30%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총책 3명은 위조 영수증을 제공하고 수입금을 분배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직 내 알선책이 대출 브로커를 모집하고, 대출 브로커는 대출명의자를 모집하는 등 역할 분담을 철저히 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근로복지공단 전주·익산·군산 지사에 위조된 의료비 영수증이 접수됐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그러던 중 전국에서 유사한 수법의 대출 신청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수사를 확대해 10억 원 상당의 불법 대출 정황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근로자의 생활안전금용 제도는 복지 차원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시행되고 있는 제도인 만큼, 악용 사례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에도 관리·감독 강화 등 제도 개선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