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탈출로 드러난 '인력 공백'…전주동물원도 사육사 부족

대전 오월드, 늑대 포함 맹수 92마리 돌보는 인력 '5명'…1인당 18마리 돌봐
전주동물원, 맹수사 2인 1조 근무 원칙이지만 여유 인력 없어 혼자 일하기도

전주동물원 '늑대의 숲' 내실에서 태어난 늑대 5남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이 정도 인원으로 아직 탈출 사고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기적이죠."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탈출 사건으로 사육사 인력 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늑구가 속한 맹수사를 돌보던 오월드 사육사가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사한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는 전주동물원 역시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늑대를 포함한 소·중형 육식동물을 담당하는 사육사는 5명에 그쳤다. 이들은 곰과 늑대, 호랑이 등 24종 92마리를 돌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약 18마리를 맡은 셈이다.

연합은 "과중한 업무량은 사육사들이 동물 개별 개체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며 "이는 사육사가 종별 전문성을 가지고 동물을 대하는 게 아닌, 청소와 먹이 주기 등 단순 업무만 반복하게 하는 문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전주동물원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전주동물원에는 80종 400여 마리가 있지만, 사육사는 13명뿐이다. 1인당 35마리씩 돌봐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본 수칙인 '2인 1조' 근무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전주동물원은 육식동물에 한해 2인 1조 근무를 매뉴얼로 지정하고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여유 인력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병가나 연차로 사육사 중 한 명이라도 공백이 생길 경우 근무체계가 무너진다.

이에 혹시 모를 상황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육사 배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지금 맹수 한 마리당 2명이 배치돼 있긴 하지만, 여유 인력이 없어서 한 명이 쉬면 나머지 한 명이 혼자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럴 경우, 혼자 남은 사육사가 맹수에게 공격당해 쓰러지거나 (맹수가) 탈출이라도 하면 대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원 사육사 인력 부족은 전국적으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면서 "이번 늑구 탈출 사고처럼 언제 어디서든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동물원 사육사 인원은 최근 수년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3명을 유지하다 2024년 12명으로 줄었고, 지난해부터 다시 13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