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국립대 교수, 2심서 '선고유예' 감형…왜?

1심 벌금 700만원 → 항소심서 벌금 400만원의 선고유예
재판부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재범 예방 노력"

전주지법 전경/뉴스1 DB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북지역의 한 대학교수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감형 사유로 작용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정현우 부장판사)는 1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4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형의 선고를 미뤄줬다가 2년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형 선고가 없도록 해주는 제도로,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의 효력이 사라져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전북의 한 국립대 교수 A 씨는 지난 2023년 5월께 자신이 지도하는 여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술에 취한 A 씨는 여제자 B 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대학 등에 따르면 이와 관련 지난 2023년 5월 학교인권센터에는 "지도교수 A 씨에게 여러 차례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진상 파악에 나선 대학 측은 같은 해 10월, A 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당시 피해자는 A 교수의 해임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수가 징계가 끝난 지난 3월 다시 학교에 복귀하자 피해자는 경찰에 해당 교수를 고소한 뒤 학교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학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에 있어 쉽게 저항하기 어려운 피해자의 상황을 이용해 추행해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추행의 정도나 범행 이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사는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이후 재직 중인 대학에서 정직 처분 등 신분상 불이익을 겪은 점, 재범 예방을 위해 스스로 금주 교육을 받고 성폭력 가해자 치료 상담을 받은 사정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피해자의 취업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