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출입 허용됐는데…카페들, 지키기 힘든 규정 많아 '노펫존'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매장 반려동물 동반 출입 정식 허용
시설 규제·민원 부담에 업주들 아예 "출입금지" 돌아서
- 문채연 기자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당분간 반려동물 출입이 어렵습니다. 야외 테이블을 이용해 주시겠어요?"
지난 15일 오후 1시 30분께 찾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카페.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서려던 고객들이 직원의 안내에 발걸음을 돌렸다. 직원은 반려동물 출입 규정을 설명하며 야외 테이블 이용을 안내하거나 매장 이용이 어렵다고 알렸다. 반려동물과 함께 카페를 찾은 다른 손님들 역시 반려견을 안은 채 입구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돌아서거나, 야외 테이블만 잠시 이용한 뒤 자리를 뜨곤 했다.
이달 1일부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그동안 원칙적으로 불가했던 음식점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정식 허용됐다.
하지만 반려동물 동반 출입 업소로 운영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충분한 식탁 간격 확보, 식탁마다 목줄 고정장치 또는 반려동물 전용 의자 마련, 예방접종 여부 확인 등 10여가지에 이르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20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강화된 규정을 충족해야 하다 보니 기존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했던 카페나 식당마저 오히려 '노펫존'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해당 카페 또한 법 시행 전까지만 해도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관련 규제가 강화되자 동물 출입을 잠정 중단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카페를 자주 찾는 강진희 씨(40대)는 "산책하면서 자주 가던 음식점이나 카페 대부분이 '노펫존'으로 돌아섰다"며 "강아지들은 원래 들어갔던 곳이라 들어가려 하는데 막아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말했다.
대형견과 함께 산책하던 박 모 씨(30대)는 "아쉽긴 하지만 출입 금지하는 카페·음식점 사장들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며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한다고 해서 입장료를 더 받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좋은 마음으로 출입을 허용해 온 곳들이 규정이 강화돼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상황은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현장에선 업장에 대한 보호 조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작년 1월까지 반려동물 동반 카페로 운영했지만 고객 간 갈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어 잠시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했다"며 "최근 법적으로 반려동물 동반이 허용됐다는 말을 듣고 다시 준비하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규정이 많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반려동물 출입 업소 대부분이 고객 간 갈등이나 보복성 민원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이 영세 업장에서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규정과 제재만 나열돼 당황스럽다"며 "일부 규정은 기준도 모호해 임의로 해석했다가 나중에 신고당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완산구 효자동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이 모 씨도 "이달 초 언론 보도를 보기 전까지는 규제가 강화되는 줄도 몰랐다"며 "규정을 맞추지 않으면 영업에 타격이 있을 것 같아 물품을 주문했는데, 비슷한 생각을 한 매장이 많은지 주문이 몰려 배송도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가 끝날 때까지는 손님들을 야외 테이블로 안내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언제 다시 허용할 수 있을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tell4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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